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9)

마음가짐

by 시우

Have more than thou showest,

Speak less than thou konewst,

Lend less than thou owest,

Ride more than thou goest,

Learn more than thou trowest,

Set less than thou throwest,


가진 것 이상으로 보여주지 말고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하지 말며

가진 것을 모두 빌려주어서는 안 되며

걷기보단 말을 타고

알게 된 것을 전부 믿지는 말고

가진 것을 모두 걸진 말아라




리어왕에 나온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 생각해볼 이야기인 것 같아서 마음속에 항상 가지고 있는 말이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게 남이 어려우면 도와주려는 마음과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의 한계가 갈등을 만들게 되는데 보통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해준만큼 돌아오지 않고 받은 만큼 주기 싫어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거기에 나오는 충돌들 때문에 인간관계 유지할 에너지를 자기한테 쓰는 사람이 있다 나조차도 퇴근하면 집이 많이 편하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하는 건 좋아하지만, 옆에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위 말처럼 나를 온전히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이 내 아내였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그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성공한 삶이라 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이번 생은 글러 먹은 것 같다, 3여 년의 연애와 6여 년의 결혼 생활이 박살 나 버렸고, 그건 내 자존감마저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원래도 사람 사이에서 말수가 적은 편이었지만 이혼이라는 건 사람을 더 심해로 끌어내린다, 이혼해서 후련하다는 삶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가 못하다 어떤 사람은 사랑한다면 말없이 기다려 보라는 충고도 하지만 누누이 이야기한다, 대화와 감정의 교류는 일방적이면 지속될 수가 없다, 우리는 그동안 서로의 믿음을 깍아 먹으며 살아왔고, 책임감 없는 아내는 대화조차 거부한다, 결국 대화를 시도하는 나만 다시 한번 감정을 소모하며 속을 썩힌다


어버이날 장인에게서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아내도 아니었고 굳이 할 말이 있는 사이도 아니였기에 아내가 할 말이 있다면 본인이 전화했겠지 싶었다, 여전히 일주일에 한두 번씩 아이의 사진을 보내주고 있다. 이제는 다른 말 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종종 꿈을 꾼다 미운데 꿈에 나와서 자기 할 말을 똑 부러지게 한다, 그게 아마도 내가 듣고 싶은 말인가 싶어서 자세히 들으려고 다가가면 꿈에서 깨버린다 미운데 완전히 미워할 수가 없다, 변호사님이 이혼을 하고 싶은 건지 물어보는데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내 마음을 내가 잘 모르겠다. 아내만 보면 살아갈만한 세상이라 생각했었다, 왜냐 같이 해주기로 했었으니까 힘든 길을 혼자 걷지 않게 도와주고 서로의 삶에 도움이 되게 노력하기로 약속했으니까 근대 그냥 말 뿐인 사람도 있었다, 아니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인정을 해야 했다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다 거짓이다, 그 사람이 아닌데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말은 오만이다


놓아야 하는지 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돌아와도 변하는 건 없을 것이다 여전히 나는 아내보다 많은 것을 할 것이며 나는 그것에 대하여 침묵할 자신이 없다, 돌아오지 않으면 많은 시간을 슬퍼하게 될 것도 사실이다 어떤 게 좋은 선택이고 상황인지 모르겠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미운 감정은 이제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조차 모르게 흘러 지나갔다 아내가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설사 이게 마지막이라 하더라도 가슴에 응어리가 남지 않게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살아오면서 나의 기준을 잘 잡으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어느 상황이던지 내 기준만 흔들리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무섭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어느 곳에 내 기준을 잡아야 할지 나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굳혔다고 믿었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며 다시 녹았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얼어 붙는 것을 반복한다


생각해 본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친구사이의 관계도, 부부 사이의 관계도, 모든 게 애매하지 않고 확실했으면 좋겠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애쓰지 않아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언제나 내가 당신에게 해준 것들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은 미소에도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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