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우 Jun 25. 2024

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62)

싱글대디에게 학원이란

학교에서 봉사활동 중


싱글대디에게 학원은 아빠가 같이 있어줄 수 없는 시간에 아이를 돌봐주는 곳 이자,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곳이다 유치원부터 얼마 전까지 태권도를 꾸준히 다녔던 것도 아이의 넘치는 체력을 쓰고 친구들과 잘 놀 수 있는 곳이기도 하였고 학교가 끝나고 집까지 돌아오는 길을 태권도 학원에서 도와주었기 때문이었다


일을 하다 보면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얼마 전에 태권도를 관두어서 이제는 돌봄 센터까지 친구랑 혹은 혼자 걸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집까지 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긴 했었지만 이상하게 걱정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권도를 관두고 혼자 하교를 시작한 후부터 공주에게 항상 했던 말이



"학교 끝나고 센터에 도착하면 꼭 전화해 아빠 걱정하니까."



였다 아이가 교문에서 나서면 카톡이 날아오니까 하교시간은 알지만 센터에는 몇 시에 도착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보통 방과 후 활동이 끝나고 2시 10~20분쯤 하교를 시작해서 친구들과 문방구도 가고 슬러시도 사 먹고 하다 보면 3시쯤 센터에 들어가나 보다 여름이라 더울 거 같아 아침마다 가방 안에 선크림과 모자를 넣어준다



"학교에서 나올 때 날씨 더우면 꼭 모자 써야 해, 선크림은 꼭 바르고 다 쓰면 또 사줄 테니까."


"네."



잘 바르고 오는지 어쩐 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안 타는 걸 보면 잘 바르는 것 같긴 하다



열심히 쓰래기를 줍는다



며칠 전에 학원을 알아보았다 돌봄 센터에서 봐주는 것은 한계가 좀 있어 보이기도 했고 아이들이 많다 보니 집중도도 떨어질 거 같았다 타이밍 좋게 집 근처에 공부방이 하나 생겼는데 공주가 한 번 가 보고 싶었던지 학교 앞에서 영업 중이던 선생님에게 아빠 번호를 알려주었단다


날을 잡고 퇴근 후에 아이와 같이 공부방을 방문했다, 요즘은 일반 가정집을 넓게 개조해서 시원하게 아이를 가르치시더라 방도 어둡지 않고 아이도 많이 다니지 않아서 공부할 때 집중은 잘 되겠다 싶었다 교재를 보니 국어와 수학 모두 나와 같이 공부하던 수준 같아 보인다



"공주 아빠가 보기에는 아빠랑 같이 한 것 정도 수준이야, 아빠랑은 하루에 반장정도 했는데 여기 오면 국어 수학 다해서 10장 정도 풀어야 해 대신 여기서 잘하고 오면 집에서는 학교 숙제 다했으면 무조건 자유 시간 줄게."


"좋아요! 할래요."


"그리고 전에도 말했지만 원래 처음에는 다 어려워 어렵다고 중간에 포기하면 점점 더 힘들어질 거야 다닐 거면 어려워도 선생님한테 물어봐서라도 해야 해 알았지?"


"네!"



공주는 자신 있게 대답했지만 어찌 모를까 아빠도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아마 또 다니다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울기도 하고 가기 싫다고도 하고 그럴 것이다 그러면 또 어르고 달래서 같이 달려야지 어린 시절에 나는 부모님의 힘듦을 잘 몰랐었는데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학원비 결제는 다음 달 1일부터 하는 걸로 하고 적응 겸 수업은 바로 당장 내일부터 하기로 했다 인사를 하고 나온다 학원비가 태권도보단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경험해 보는 게 아이에겐 힘이 될 테니까 조금 허리띠를 졸라매 보자 다짐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6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