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끼워 넣은 조각도 결국 그림이 된다
https://youtube.com/shorts/btqC2IwPBXg?si=Zex9Q0gNAZ2D7a7g
얼마 전 영화 <퍼즐>의 간추린 줄거리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요즘은 영화 한 편 볼 여유도 없어서 틈날 때마다 요약해 주는 유튜브 채널을 본다 그러다 알고리즘이 보여준 영상 중 하나가 퍼즐이었다
특별한 사건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짧은 영상 속 몇 장면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다 조용하고 섬세한 분위기 그리고 마치 내 삶의 한 구석을 비추는 듯한 이야기라서 그랬을까?
주인공 애그니스는 가족을 위해 살아온 평범한 주부다 그러다 우연히 퍼즐을 만나고 처음으로 자신이라는 사람을 마주한다 그녀 곁에서 퍼즐을 함께 맞추던 로버트가 이렇게 말한다
“Life’s messy. We don’t control it. We just have to figure it out piece by piece.”
“인생은 엉망진창이야. 우리는 그걸 통제할 수 없어. 그저 퍼즐 조각처럼 하나씩 맞춰갈 뿐이야.”
“When you finish a puzzle, you know you’ve made all the right choices.”
“퍼즐을 완성했을 때, 네가 모든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걸 알게 되지.”
“Every piece makes sense in the end.”
“결국엔 모든 조각이 제자리를 찾게 돼.”
그 말이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나는 이혼을 했고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다 누군가의 시선으로 보면 어쩌면 ‘잘못 끼워 넣은 조각’ 같은 인생일지도 모른다 내가 남들 눈치를 잘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상했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모양이니까 하지만 그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각하게 된다 삶은 완벽한 그림을 맞추는 일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모든 조각들을 이어 붙여 나만의 모양을 완성해 가는 일이 아닐까?
때로는 그 조각이 너무 어둡고 너무 거칠어서 손끝이 다치기도 한다 그래도 그걸 버리지 않고 맞춰나가면 언젠가 그 조각이 빛이 닿는 자리에 자리 잡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 영화는 끝나지만 나의 인생은 계속된다
아직 내 인생 그림의 전체를 다 보지 못했다 가끔은 내가 너무 평범한 사람이라 그 그림을 완성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제는 조금 느리게 천천히 맞춰보려 한다
이 조각도, 그 조각도 결국은 내 인생의 한 부분이니까
요즘 일이 많이 바빠 분기마다 해오던 기부가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좋아졌다가 다시 어려워지기를 반복하던 중 전세였던 집을 내놓고 더 작은 집으로 옮겨야 할까 몇 달을 고민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이번에도 큰 파도를 한 번 더 넘기게 되었네요 항상 파도치는 바다 위를 항해하는 듯한 불안함 속에서도 조금이라도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는 언젠가는 잔잔한 바다 위에서 조용히 숨 고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우리 집 공주는 여전히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요 읽어주시는 분들도 추워지는 겨울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4분기 기부 소식과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