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을 따라 발견한 로컬의 맛 - 제주, 기장, 태안

대한민국 해안가를 따라 펼쳐낸 로컬 미식 여행.

by Singles싱글즈

한 끼의 선택이 지구를 구한다. 지속 가능한 미식 연구소 아워플래닛이 대한민국 해안가를 따라 펼쳐낸 로컬 미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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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을 따라 발견한 로컬의 맛

- 제주, 기장, 태안


우리가 매일 즐기는 한 끼가 지구를 구할 수 있다면? 매일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는 행위가 지구 환경을 위하는 길이 되고, 아름다운 동식물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한번 해볼 만한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책 <로컬 오딧세이: 한 끼에 담아낸 지속 가능성의 여정>은 ‘로컬의 미식’을 찾아 즐기는 일이 나의 하루와 지구의 하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롭고 즐거운 맛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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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장민영
지속 가능한 미식 연구소 아워플래닛의 대표이자 전국의 계절 식재료와 잊혀가는 우리 음식을 찾아다니는 음식 탐험가.



옥빛 바다에 해녀의 숨 스미고, 우영팟에 바람의 맛 여물고

제주(JEJU)



0225_36_1771916150755.jpg 아워플래닛의 제주 요리.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이자 아름다운 자연으로 가득한 제주에서는 외국어처럼 생경한 방언에 한 번, 화산과 바람이 빚은 토양과 바다가 함께 길러낸 식재료의 맛에 두 번 놀라게된다. 다양한 시트러스와 방풍나물, 초피, 메밀, 독활, 고사리, 재래흑돼지, 풋마늘, 뿔소라, 옥돔, 과즐까지 셀 수도 없이 많은 맛이 존재한다. 수백 년간 차곡차곡 쌓인 미묘하고 복합적인 맛의 언어는 제주만의 독립된 미각 세계를 만들어왔다. 제주는 소개하고 싶은 맛이 너무 많아 늘 고민이다.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다양한 한국의 시트러스를 살펴보자.



0225_37_1771916154394.jpg 제주의 다양한 시트러스.


제주의 다양한 감귤류는 이 지역의 고유한 생물 다양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레몬이나 라임 같은 수입산 식재료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속 가능성이란 결국 자원을 얼마나 절제력 있게 선‘ 택’하느냐에서 출발한다. 제주의 오리지널 시트러스라 불리는 댕유지는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새콤달콤한 과육의 맛은 아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풍부한 아로마를 간직하고 있다. 제스트와 과즙을 활용해 독특한 드레싱을 만들거나 디저트로도 표현할 수 있다. 하귤, 팔삭, 금귤 같은 시트러스도 한번 경험해보자. 여태 알던 향의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될 테니.


0225_38_1771916158401.jpg 제주 봄 바다에서 잡히는 멸치


제주의 다양한 시트러스를 만날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제주민속오일장의 ‘할망장터’다. 시트러스뿐 아니라 할머니들이 예부터 드셨던 재미난 제주 식재료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통통하고 부드러운 제주 먹고사리, 이제 막 돋아난 향기로운 초피잎 등 제주의 맛을 완성하는 재료들을 만날 수 있는 보물 상자 같은 곳이자 계절의 시작과 끝이 모두 담긴 장소다.





은빛 멸치와 바다숲을 품은 풍요의 바다

기장(GI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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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가장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곳은 부산 기장이다. 기장은 동쪽의 망망대해와 서쪽의 험준한 산세에 둘러싸인 한때 변방의 방어진이자 고립된 어촌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멸치, 곰장어, 말똥성게, 말미잘 같은 바다의 신선한 식재료와 정구지(부추), 초피, 원추리 등 산과 들에서 여물어온 보물 같은 먹거리로 넘치는 곳이기도 하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기장 앞바다는 거친 파도가 부서진다. 하지만 그 덕에 바닷속에는 산소와 플랑크톤이 넘쳐난다. 이런 이유로 예부터 기장의 미역과 다시마, 서실, 감태 같은 해조류는 최고로 여겨졌다. 맛있는 해조류가 자라기에 최적인 바다 환경 덕에 자연스레 바다 안에 숲이 조성되고, 물고기들이 알을 낳고 치어를 키우며 살아가기에도 좋은 곳이 됐다. 아마 제주 다음으로 해녀가 많은 고장이 된 이유 역시 이런 맛있는 바다 덕이었을 것이다. 바다숲이 울창하니 해조류를 먹고 살아가는 성게, 전복, 소라 같은 것들도 풍부하다.






0225_310_1771916257819.jpg 양장구로 만든 그라탱.


만약 당신이 지금 기장으로 떠난다면 ‘앙장구’라 불리는 말똥성게를 꼭 맛봐야 한다. 쌉싸래하면서도 달큰하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이 성게는 귀하디귀한 기장의 맛이다. 기장 사람들은 날로 먹어도, 익혀도 맛 좋은 앙장구를 통째로 쪄서 먹기도 했다. 커다란 솥에 성게를 우루루 쏟아 넣고 쪄서 밤 까먹듯 즐겼다는데, 우리도 이런 호사 한번 누려보면 어떨까. 성게는 해조류를 어마어마하게 먹고 자라 바다숲을 파괴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0225_311_1771916261840.jpg 향이 진한 기장 부추.


0225_312_1771916265528.jpg 해조류는 광합성 과정에서 탄소를 흡수한다.


0225_313_1771916269502.jpg 말미잘과 부추로 맛을 낸 전병.


참고로 바다숲은 육상의 숲보다 많게는 50배나 되는 탄소를 흡수한다. 우리가 해조류를 많이 먹어 바다숲을 키우고, 성게를 많이 먹어 바다숲을 지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게를 먹는 일이 지구에 도움이 된다니,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 기장의 먹거리는 끝이 없지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독이 없는 풍선말미잘로 만든 탕과 수육, 전이다. 특히 풍선말미잘은 붕장어를 잡는 과정에서 함께 걸려 올라오는 ‘부수 어획물’이다. 이런 어획물은 용도가 없으면 폐기하기 일쑤지만, 누군가의 작은 아이디어로 새로운 특산물도 지역 식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기장의 말미잘 요리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건져 올린 말미잘을 버리지 않고 식탁에 올리는 일은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낭비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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