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질 샌더와 베르사체를 이끌어온 디렉터들의 마지막 컬렉션은?
베르사체
최근 패션계는 익숙함을 버리고 신선함을 찾는 격변의 시기를 지나는 중이다. 질 샌더와 베르사체는 한 브랜드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디렉터들이 마지막 컬렉션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다. 패션계의 한 챕터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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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샌더의 루크 & 루시 마이어가 8년간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들의 마지막 이야기는 ‘사랑에 대한 밝은 은유’다. 빛과 어둠을 주축으로 ‘대비’의 개념을 컬렉션 전체에 활용했다.(‘대비’는 이들이 질 샌더에 재직하는 동안 내내 쥐고 간 핵심 미학.) 쇼의 시작은 이별의 분위기를 빗댄 듯 칠흑같이 어두웠다. 그러나 텐셀, 새틴 등 형형한 소재들이 이내 쇼장을 밝히며 서사를 이어갔다. 그러데이션을 적용해 점차 명료해지는 플로럴 프린트, 울 소재에서 피어나는 깃털, 새틴과 퍼의 매치 등 반대되는 조합을 통해 컬렉션에 유기적인 짜임새가 형성됐다.
한편, 루크의 DNA에서 피어난 반항적인 룩도 돋보인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에서 일해온 루크 마이어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부분. 루크는 지난 8년 동안 하우스의 유산에 본인의 비전을 천천히, 또 촘촘히 불어넣었다. 덕분에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브랜드에서 스터드나 아일릿 같은 디테일이 등장해도 더 이상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나아가 스팽글, 프린지, 레이스 등 다소 복잡한 소재와 디테일을 혼합해도 ‘질 샌더’라는 이름 안에 포용된다.
그 누구도 이 쇼가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베르사체를 그만두면 무엇을 할 거냐”는 반복되는 질문에 “상상해본 적이 없다”는 단호한 답변만 내놓았기 때문. 이번 컬렉션은 어쩌면 도나텔라가 우리 몰래 마지막을 준비했을지도 모를 만큼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면밀히 엮은 컬렉션이었다.
쇼의 시작을 알린 ‘이불’ 드레스는 패션 브랜드 최초의 라이프스타일 라인 ‘베르사체 홈’을 연결한 피스다. “이번 컬렉션은 어떤 규칙도 따르지 않았다. 오직 베르사체 DNA의 규칙만 따랐다.” 창립자 지아니 베르사체의 마지막 오트 쿠튀르 컬렉션 속 컬러 블로킹 디테일과 비정형적인 슬리브리스 드레스, 도나텔라 자신이 첫 번째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선보인 금속 실 드레스 등 갖가지 룩이 브랜드의 역사를 채우는 핵심적인 순간들을 떠올리게 했다.
실크와 레이스부터 란제리와 바로크, 그리고 애니멀 패턴까지. 베르사체를 상징하는 모든 키워드가 모여 도나텔라의 ‘마지막 문장’을 완성했다. 창립자인 오빠보다 더 오랜 시간 브랜드를 이끌어오며 하우스 코드를 체화한 그는 한발 물러나 ‘브랜드 최고 홍보대사(Chief Brand Ambassador)’이자 베르사체의 열렬한 지지자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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