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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ASHION

부포톡스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 디렉터 최윤창

자연과 사이키델릭 문화를 반영한 아웃도어로 젠지를 사로잡은 부포톡스.

by Singles싱글즈

부포톡스(Bufotox)의 디렉터 최윤창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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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포톡스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

디렉터 최윤창


1086310114_12036.jpg 부포톡스 로고를 새긴 부포랩 텐트 위에 누운 최윤창 디렉터


사람을 사랑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소년. 최윤창은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한다. 어느 금요일 오후, 주변을 요리조리 살피던 최윤창은 벽돌을 척척 쌓아 텐트를 짓기 시작했다. “옛날 방식이 좋아요. 요즘 텐트는 와이어로 쉽게 칠 수 있지만 부포톡스는 전통적인 구조를 고수해요.” 그러곤 말했다. “텐트 안으로 들어가서 좀 웃어볼까요?”


최윤창은 초·중·고시절을 국제학교에서 보냈다. 잦은 전학과 말레이시아 유학을 거쳐 미국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팬데믹으로 한국에 돌아왔고, 자연스럽게 스케이트보드 신에 입문했다. “보드를 타다 보니 패션과 서브컬처에 관심이 생겼어요.” 당시 사귄 친구들과 함께 티셔츠에 프린트를 찍거나 비니 와펜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 것.


2023년 그는 열아홉 살의 나이로 브랜드 부포톡스를 정식 론칭했다. 또 다른 프로젝트 부포랩은 그의 아카이브 페이지이자 확장된 실험실로 그림, 공예, 조형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자연예술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첫 번째 프로젝트 ‘펑거스 헌터(Fungus Hunter)’ 캠페인 촬영을 위해 제주도에 다녀왔다.



841478104_12035.jpg 부포랩의 첫 번째 프로젝트 ‘펑거스 헌터’의 우비. 패커블 형식으로 가볍게 접고 펼 수 있다.


제주도는 어땠어요?

무척 즐거웠어요. 제작부터 촬영까지 2주 만에 끝낸 프로젝트였는데, 즉흥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지만 순조롭게 진행됐어요. 펑거스 헌터를 준비하면서 우비와 텐트를 함께 제작했는데요, 우비 실루엣을 쿨하게 가져가고 싶어서 엄청 길게 만들었어요. 텐트와 우비가 하나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거든요. 동시에 실용성을 고려해 패커블하게 디자인했습니다.


부포랩은 부포톡스와 어떻게 달라요?

단순히 브랜드의 연장선이 아니라 부포톡스의 세계를 자연예술이라는 큰 틀 안에서 확장하는 개념이에요. 시즌마다 컬렉션을 내기보다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을 이어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디제이 구제국으로 활동한 이력도 궁금해요.

실제로 사이키델릭 음악이 디자인에 많이 반영됐죠? 음악은 부포톡스의 뿌리예요. 사이키델릭 사운드가 가진 청각적 감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고 해요. 애니미즘적인 문양이나 로고를 의류에 새기거나 캠페인 룩북에 사이키델릭적 감성을 녹이는 식이죠. ‘구제국’이라는 이름은 <외계인 인터뷰>라는 책에서 따왔어요. 그 안에서 외계인이 살던 행성의 통제 지부 이름이 구제국이에요. 어릴 때 취향이 특이해서 그런지 외계인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요. 단어가 매력적이고 의미가 깊어서 그대로 차용했어요.


부포톡스 하면 자연도 빼놓을 수 없잖아요.

정말 어렸을 때부터 숲, 계곡, 바다를 좋아했어요. 가족들이 절 ‘파브르’라고 부를 정도였죠. 제게 자연은 자유와 해방 그리고 행복이에요. 자연을 다루는 브랜드는 많지만 사이키델릭문화와 엮어서 보여주는 곳은 드물다고 생각해요. 사이키델릭의 본질은 영적인 세계에 가깝다고 느껴요. 그래서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더 깊이 빠졌죠.


보통은 좋아하는 걸 하다가 브랜드로 이어지는데, 반대네요.

맞아요. 브랜드명 ‘부포톡스’도 두꺼비 독에서 파생된 이름이에요. 사이키델릭 세계의 상징이기도 하거든요.


브랜드를 시작한 지 벌써 3년 차가 됐어요. 그동안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부포톡스를 하면서 저 자신이 많이 성장했어요. 자아가 단단해지고, 시야도 넓어졌어요. 경험이 쌓이면서 사람을 대하는 기준도 생겼고요. 특히 나의 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크게 성장했달까요.


카시나, 러드, 크림, EQL 등 수많은 편집숍의 러브콜을 받으며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잖아요.

사업적으로는 성장 중이지만 솔직히 안정적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하하. 패션 시장이 워낙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니까요. 그래도 나름 코어 팬층이 있어요. 자연과 사이키델릭을 섞어 풀어내는 브랜드는 드물기 때문에 신선함과 독특한 정체성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467701558_12037.jpg 2024 S/S 컬렉션 ‘송과’ 룩북 이미지. 애니미즘에서 비롯된 프린트 티셔츠를 입은 모델들.


부포톡스의 정체성을 짧고 굵게 표현하자면요?

‘자연을 통해 자유와 해방을 옷으로 표현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어요. 옷은 하나의 수단이에요. 부포톡스를 통해 모두가 자연 속에서 하나가 되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누라, 송과, 옴니라 등 컬렉션명에서부터 강한 세계관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첫 컬렉션 ‘아누라’는 무미류의 학명이고, ‘송과’는 뇌의 송과체에서 따왔어요. 그 기관에서 DMT라는 성분이 분비되는데, 사이키델릭의 주요 요소 중 하나예요. 송과체를 통해 모두가 자유를 만끽하자는 의미죠. ‘옴니라’는 해방을 뜻하는 단어예요.


각 컬렉션은 독특한 캠페인 스토리를 담아 더욱 매력적이었어요.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창구는 어디인가요?

제 욕망이요. 자유를 계속 이야기하는 이유는 자유롭고 싶기 때문이에요. 이를 떠올리면 가장 원초적이고 순수했을 때가 생각나요. 어렸을 적 친구와 개구리를 잡으러 다니며 뛰놀던 감정, 놀이터에서 좋아하던 아이와 풀을 뜯어 소꿉놀이하던 날,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느껴지는 어색하고 편한 기분까지. 모두가 갖고 있지만 잊고 지낸 장면들이 제 창작의 원천이에요.


어떤 옷을 만들려고 해요?

‘부포톡스를 입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은 옷이요. 입는 사람이 어떠한 특정 행위나 생각을 할 때 이 옷을 입으면 좋겠다는 서사를 만들며 디자인을 하죠. 예를 들면 꽃이 만개한 날 입고 싶은 옷, 혼자 등산을 가려는데 멋부리고 싶을 때 찾는 옷,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걸으며 쿨함을 뽐내고 싶지만 젖긴 싫을 때 떠오르는 옷이요. 스토리를 정한 후 디테일을 탐구합니다. 실제로 꽃에서 추출한 원단을 찾아본다든가 1인 등산의 최고봉인 셰르파들의 아웃핏을 연구해본다든가 벙벙한 우비의 실루엣을 섹시하게 변형해본다든가. 탐구력과 서사, 자연의 요소가 맞물릴 때 비로소 부포톡스다운 감정이 완성돼요.


아웃도어에서 차용한 실용적인 디테일도 눈에 들어오던데요.

실생활은 물론 캠핑이나 러닝에도 어울리도록 만들어요. 직접 테스트도 해요. 물에 넣어보고 건조 시간을 체크하거나, 달리면서 땀 흡수력과 통기성을 점검해요. 혼자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가능한 건 전부 직접 실험합니다.


부포톡스가 생각하는 ‘멋있는’ 패션은 무엇인가요?

어떠한 사람과 제대로 부합하는 패션이요. 화려한 옷보다 ‘그 사람’과 맞아떨어지는 게 진짜 멋이죠. 기본 티셔츠 하나에 청바지만 입어도 멋있는 사람들 있잖아요.


영감이 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덴마크 브랜드 솔리튜드 스튜디오(@solitude.studios)와 캘리포니아 기반의 브랜드 브레인 데드(@wearebraindead)를 자주 봐요. 두 브랜드 모두 철학이 뚜렷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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