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브런치북 첨으로.
일을 하기 위해 상경한 그가 처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가사도우미였어요. 거실에서 보이는 한강의 흐름이 참 아름답습니다. 언젠가는 나도 이 집의 주인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시간을 쪼개어 하루를 삽니다. 시간이 흐르고 얼굴에 조금씩 주름이 보이게 됐을 때, 그는 드디어 한강변이 보이는 집을 계약해요. 목표를 이룬 그의 마음은 뜨겁게 벅차오릅니다. 꿈을 이뤘어요.
하고 있는 일과 사업이 많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입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지만, 만나야 할 사람이 많습니다.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아 집의 관리를 도와줄 가사도우미를 고용해요. 시월 깊어가는 가을 하늘에는 흰 구름마저 보이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하늘이 한강의 잔잔한 물결에 그대로 그려집니다. 너무 아름다워요. 깊어가는 하늘의 모습과 어울리는 향이 좋은 커피를 한 잔 준비합니다.
바쁜 그 대신에 저라도 이 경치와 여유를 즐겨야겠어요. 그는 해가 지기 전 출근을 하고, 해가 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올 테니까요. 젊음을 바쳐 목표를 이룬 이 아름다운 집에 그는 없습니다.
-새로가 상상해 본 이야기-
더웠던 여름. 브런치에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유족과 교통사고 합의를 봐야 했던 직업 탓인지 운이 좋게도 한 번에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을 얻었어요. 작가신청을 할 때 구상했던 목차를 따라 글을 써봅니다.
한 순간의 사고로 무너지는 일상을 자주 접하다 보니,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제 하루와 삶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일곱 살 딸아이 앞에서 발가락이 잘린 엄마, 외할머니의 차에서 사망한 손녀, 가족이 함께 찬 차에서 혼자 살아남은 아빠, 일가족의 사망..
저는 신을 믿지 않습니다. 신이 있다면 이런 가혹한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비현실적인 사고들의 담당자로 일 하면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삶은 유한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죠. 언제 가는 삶을 마감한다는 것을요. 단지 그 마침의 시점을 알지 못할 뿐입니다. 누구도 꿈에서조차 생각하지는 않죠. "설마 내가 내일 죽겠어?"
내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그런데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보통의 사람들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오늘이 소모됩니다. 목표를 이루고 났을 때의 성취감에는 늘 허탈한 공허함이 찾아온다고 하지요. 목표의 달성이 중요한 것인지,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것이 리셋이 가능한 게임이 아니라면, 이제는 조금 더 과정에 집중하려고 해요. 과정과 목적의 값이 일치할 수 있는 삶으로 저를 이끌려고 합니다.
첫 브런치북 작업을 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삶의 과정과 목적이 조금은 더 뚜렷해졌습니다.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글의 제목과 목차만큼이나 제 삶의 목차도 조금은 더 정리가 된 듯한 느낌이에요. 읽는 분들께서 조금이라도 같은 생각을 해주신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더라 라고들 말하죠. 저는 유독 지나고 나면 참 많은 것들이 아쉽던데, 그래서 지나기 전 오늘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내일을 기대하지 마세요. 함께 하고 있는 지금. 그들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니다. 내일은 없을 수도 있어요. 오늘 더 행복하세요.
[브런치북] re-Life 내일은 없어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