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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 Oct 28. 2023

일기예보

1. 자연함의 태도

어떤 날은 아침에 눈이 번쩍 떠지는 게 힘이 펄펄 나는 것 같은가 하면 또 어떤 날은 몸이 진흙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몸이 힘들면 마음이 가라앉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게 그냥 날씨 같은 거라고 여기면 되는 거예요. 바람 불다 비가 오다 그러다 햇살이 비치기도 하는 거거든요. 또 그러다 흐리기도 하고~

김창완 <아침 창> 오프닝


누군가 나에 대한 일기예보를 해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래서 좀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리고 그 긴 어려움이 좀 길게 지속되더라도 장마는 곧 끝날 거라고.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해준다면 참 좋겠다.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그때까지 버티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창완 님의 말씀처럼 그냥 날씨 같은 것이라 여기면 좋겠다. 사람 마음도 날씨 같은 거라고. 그렇게 인정하고 오늘은 오늘대로, 내일은 내일대로 살아가야겠다. 통제가 불가능한 삶의 어려움이 내 마음의 크기를 넘어서는 날이 있다. 살다 보니 그런 시기가 몇 번 있었다. 그러나 그 또한 지나간다.


휴양지에서 보내는 꿈만 같던 시간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아픔의 시간도 모두 지나고 보니 어제다. 영원을 꿈꾸고 싶은 순간의 아름다운 시간도, 도저히 끝날 거 같지 않은 억겁의 시간도 돌아보면 모두 지나갈 뿐이다. 아름다웠던 어제의 열정도, 불에 덴 듯 상흔으로 남은 뜨거운 사랑도, 권태와 피로감으로 지치는 하루의 일과도 모두 지나갈 뿐이다. 모두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러니 힘을 내야겠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바람이 불다 비가 오고 그러다 어느 날은 또 햇살이 비춘다. 마음은 참 날씨스럽다. 내 마음의 일기예보는 그 누구도 해줄 수 없을 테니, 차라리 나는 조금은 더 여유 있게 삶을 대해야겠다. 그런 자연함의 태도가 행동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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