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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ngular Han 싱귤러한 Nov 28. 2019

척하는 삶 vs 원하는 삶

한동안 그림을 그리지 못했어요. 

지금도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어요. 

벌써 거의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뭔가 부족한

완성되지 못한 작품이 2개, 

망쳐버린 그림이 한 개가 


집안 한 구석

이젤 위에서 

마치 완성된 그림인 척 놓여 있어요. 


나도 저렇게 살아오고 있는 건 아닐까 

다 큰 척,

완벽한 척,

괜찮은 척...


이 그림도 그중에 하나예요. 





다 그린 것 같긴 한데, 뭔가 좀 빠진 것 같고, 

어딘가 좀 터치를 해 줘야 할 것 같고. 


눈물로 엉킨 눈썹을 좀 더 세심하게 그려주거나, 

라인을 좀 더 강한 흰색으로 덧칠을 해 주거나..


그렇게 터치를 해 줘도 

하지 않았을 때와 다른 것을 

보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거예요. 

나만 아는 거겠죠. 


사는 것도 그런 거 같아요. 


내가 만족하는 삶을 사는 건지,

만족한 척을 하면서 사는 건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살게 되고,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저는 삶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기회를 얻어요. 


직장에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간에

출근하는 가족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에, 

오늘 뭘 해야 할지 스케줄을 짜고 

그 스케줄대로 움직이죠. 


야근을 하는 시간에, 

가족을 위한 저녁을 차립니다.


저는 곰곰이 생각해봐요. 


비록 나는 지금 부장이라는 타이틀은 없지만, 

비록 나는 지금 많은 돈을 벌고 있지는 않지만, 

내 마음은 한층 더 풍요로워졌고, 

행복해요. 


그동안 저는 척하면서 살았던 걸까요?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괜찮은 삶이라며 생각하고 살았던 걸까요?


직장을 다니면서도 분명히 내가 원하는 삶을 찾아서 살았을 수도 있어요. 

단지, 제가 방법을 몰라서 그랬을 거예요. 


저는 오늘도 사랑하는 가족의 배를 불리고, 따뜻하게 입혀 출근시키고, 

컴퓨터 앞에 앉아 

나의 오늘의 행복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요. 




http://singular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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