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ngular Han 싱귤러한 Mar 28. 2020

인생을 함께 한다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유화 하나 된

결혼이라는 이름으로든지,

동거라는 이름으로든지,


같이 인생을 함께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랑해서,

함께 인생을 같이 하고 싶어서,

같이 사는데

왜 이렇게 힘든 걸까요?


사랑하면

싸우지도 않고,

세상에 유일한 내 편이 되어야 하고,

척척 잘 맞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런 고리타분한 형식적인 생각들이

저를 너무 괴롭혔어요.


그와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그의 존재와 사랑에 대해

우리의 부딪힘에 대해

노트에 써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저는

아마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 사람을 옭아매었던 걸지도 몰라요.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에게 '이해'를 종용했어요.

'받아들임'을 강요했어요.


내 입장을 생각해 달라고만 했고,

그의 입장을 진중히 생각하지 못했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 물었지만,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지 못했어요.


밥을 해 주고,

빨래를 해 주고,

아이를 낳고,

집안을 깨끗이 하고,

알뜰히 살림해서 저축하고 집을 사는 것이,


그것들만이

그가 함께하는 삶에서 원하는 것이 아닐 텐데

그게 아내가 남편에게 주는

대단한 보살핌이라고

생각했어요.


맞아요.

저는 그의 룸메이트처럼 살고 있었던 거예요.


다름을 인정하고,

그의 말을 들어주고,

삶이 아닌

인생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는 것.


쉽지 않은 길이지만,

같이 걷다 보면

천천히

알아가겠죠.





오랫만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일년은 넘은 것 같아요. 그래도 기다려주고, 제 그림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허한 마음으로 그린 그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