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떠나는 스릴 넘치는 롤러코스터, 디즈니랜드의 스테디셀러 어트랙션
월트 디즈니월드 리조트 매직킹덤의 투모로우랜드. 인류의 미래기술과 우주로의 갈망을 그린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에는 이곳의 상징이자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원형 돔. 바로 스페이스 마운틴(Space Mountain)이 우뚝 서있다.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우주 여행을 롤러코스터 타입의 어트랙션으로 현실화시킨 스페이스 마운틴은 거대한 우주 정거장의 자태를 뽐내며 개장한 지 5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트랙션이자 모든 SF 콘셉트 테마파크와 어트랙션의 아버지, 스페이스 마운틴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스페이스 마운틴 프로젝트는 월트 디즈니가 1960년부터 직접 기획해 오던 것이었는데, 그의 사후 계획이 밀려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1975년에 공식 개장하게 된다. 헷갈릴 수도 있지만 첫 번째 1세대 스페이스 마운틴은 첫 번째로 개장한 애너하임 디즈니랜드(Disneyland)가 아닌, 플로리다에 두 번째로 개장한 디즈니월드 매직 킹덤(Magic Kingdom)에 만들어졌다.
거대한 돔 내부에 가상의 우주 공간을 로켓을 타고 달리는 다크 코스터(Dark Coaster) 형태로 기획된 스페이스 마운틴은 거대한 규모의 돔 내부에 2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철제 롤러코스터 트랙이 설치되었다. 이 2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레이아웃은 바로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의 클래식 어트랙션이자 세계 최초의 철제 롤러코스터이기도 한 마터호른 봅슬레이(Matterhorn Bobsleds) 어트랙션의 시스템에서 착안한 것이다. 밑에서 더 언급할 것이지만 롤러코스터 트랙의 레이아웃 뿐만 아니라 차량의 디자인까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지금까지 세계 어트랙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지도 높은 디자인이기도 한 파사드 디자인은 디즈니 레전드 이매지니어 존 헨치(John Hench)가 맡았다. 존 헨치는 사진과 같이 스페이스 마운틴을 비롯한 매직킹덤의 투모로우랜드와 엡콧(EPCOT), 도쿄 디즈니랜드(Tokyo Disneyland) 프로젝트를 역임한 레전드급 이매지니어다.
1975년,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매직 킹덤 우측 광활한 대지에 드디어 세계 최초의 스페이스 마운틴이 문을 열었다. 다수의 실제 NASA 우주 비행사들이 참석하였으며, 이들은 실제 스페이스 마운틴 건설 시 자문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잘 운영되고 있는 매직킹덤 스페이스 마운틴의 입구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패스트패스 인기 어트랙션으로 운영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스페이스 마운틴의 입구에 들어서게 되면 스타 터널을 지나 곧바로 로켓 정거장으로 향하게 된다는 스토리텔링이 이어진다. 세월이 흘러 오래된 느낌이 많이 나긴 하지만 매직 킹덤을 성공적으로 개장하고 난 뒤의 70년대 중반 이매지니어들의 열정과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이윽고 스테이션에 도착하면 우리가 탑승할 차량이 보인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마터호른 봅슬레이 어트랙션의 차량을 본따 만든 디자인이다. 로켓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그래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벨트에서 간편한 안전바로 교체했다는 점, 그리고 차체가 낮기 때문에 운행시 격렬한 움직임과 가속도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량에는 디즈니 테마파크 어트랙션 최초로 스테레오 사운드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음악과 함께 우주여행이 가능하다.
이윽고 워프 터널을 지나 관제탑을 지나 우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2개의 다른 트랙이 유일하게 같이 만나는 구간이 바로 이 관제탑 리프트 구간이다. 이렇게 보니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이다.
관제탑 구간을 지나며 본격적인 우주여행이 시작되며 신나는 어둠 속의 질주가 시작되지만 현실은 눈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희미하게 스쳐가는 별빛 조명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이것 때문에 절대 눈 앞의 트랙이 전혀 보이지 않아 더욱 더 격렬하게 느껴진다. 어두운 암흑에 가려진 스페이스 마운틴은 이렇게 점검 시나 부득이한 경우에 이렇게 불을 켠 모습으로 탑승객들을 맞이하는데, 아주 보기 드문 모습이다.
게다가 돔 형태의 공간 구조상 수많은 나선 구간이 층층이 쌓여 있는 형태라 회전 구간도 정말 많아서 탑승객들은 패닉에 빠진다. 실제로 스페이스 마운틴의 최고 속력은 44km/h의 불과하다. 롤러코스터 치고는 낮은 속도인데 스페이스 마운틴의 여러 특성상 실제보다 더 빨라 보이는 착각을 일으킨다.
약 3분 간의 우주 질주를 끝내면 다시 정거장으로 돌아오며 다시 투모로우랜드로 돌아온다.
스페이스 마운틴이 디즈니월드 매직 킹덤에 성공적으로 오픈된 지 2년 뒤인 1977년, 오리지널 디즈니랜드인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의 투모로우랜드 구역에도 2세대 스페이스 마운틴이 오픈하게 된다. 단 매직 킹덤보다 더 부지가 좁아 어트랙션의 규모가 2배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2개의 코스를 1개의 단일 코스로 바꾸고 차량의 정원을 대폭 늘려 회전율을 개선하였다.
기존 매직 킹덤의 스페이스 마운틴보다 더 부드럽고 시원한 탑승감을 준다. 차량에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2세대 스페이스 마운틴 음악의 작곡가는 바로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의 음악 작곡가 마이클 지아치노(Michael Giacchino)이기도 하다.
1983년에는 도쿄 디즈니랜드 개장과 동시에 3세대 스페이스 마운틴이 개장하게 된다.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의 스페이스 마운틴과 똑같은 버전이며, 과거에는 차량에 음악이 흘러나왔으나 현재는 음악이 나오지 않는, 마치 아무 간장을 찍지 않은 생선회 마냥 날 것 그대로로 운영되고 있다.
4세대 스페이스 마운틴은 1992년 디즈니랜드 파리(Disneyland Paris)와 함께 개장하였다. 하지만 다른 스페이스 마운틴과는 디자인이 다소 독특한데, 그것은 바로 디즈니랜드 파리에는 기존 투모로우랜드 대신, 유럽권 사람들의 문화와 정서를 고려하여 쥘 베른의 공상과학 소설들을 다룬 디스커버리랜드(Discoveryland)가 세워졌고 스페이스 마운틴에도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 이야기가 접목이 되어 19세기 관점의 레트로 퓨쳐 컨셉과 스팀 펑크 스타일로 디자인되어 있다. 현재 스페이스 마운틴: 미션2(Space Mountain Mission 2)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소 미국적일 수 있는 첨단 우주기술로 로켓이 쏘아진다는 것이 아닌, 19세기 배경의 가상의 건 클럽인 볼티모어 건 클럽(Boltimore Gun Club)에서 만든 콜롬비아드 로켓포를 이용하여 우주로 쏘아진다는 설정의 유럽인들의 낭만적이고 예술적 감성이 가득 담긴 스페이스 마운틴이다.
유일하게 급발진, 인버젼(수직 360도) 트랙과 내부에 행성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롤러코스터는 Vekoma 사의 기종으로 우리나라 롤링 엑스 트레인, 후렌치 레볼루션과 흡사한 기종이라고 보면 된다.)
5세대 스페이스 마운틴은 2005년 홍콩 디즈니랜드(Hong Kong Disneyland)와 같이 개장하였는데, 이곳도 도쿄처럼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의 스페이스 마운틴과 거의 흡사한 구성으로 만들어졌다. 단, 이곳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태양계와 그 행성들에 중점을 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이스 마운틴은 매직킹덤과 도쿄 버전을 제외하고는 한정 이벤트로 할로윈 버전의 고스트 갤럭시, 스타워즈 버전의 하이퍼 스페이스 마운틴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나 하이퍼스페이스 마운틴(Hyperspace Mountain)은 정말 스타워즈 영화 속 우주 전쟁 씬에 들어와 있는듯 한 착각을 자아내며 많은 테마파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16년 개장한 상하이 디즈니랜드(Shanghai Disneyland)에는 스페이스 마운틴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대신해 스페이스 마운틴의 계보를 이어 트론 라이트사이클 파워 런(TRON Lightcycle Power Run)이 설치되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스페이스 마운틴이 개장한 지 수십년이 지나 새로운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고 생각한다.
더 한 가지 놀라운 소식은 매직킹덤에 설치된 첫 번째 오리지널 스페이스 마운틴 옆에도 트론 라이트사이클 파워 런이 새롭게 개장한다는 소식이다. 역사적인 첫 번째 스페이스 마운틴 바로 옆에 새로운 세대 교체를 의미하는 트론이 생긴다니,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2022년 개장 예정이다.
스페이스 마운틴에서나 가능했던 우주 여행을 현실로 만든 일론 머스크도 탄, 롯데월드의 혜성 특급의 영감이 되기도 한 스페이스 마운틴은 단순한 어트랙션을 넘어 테마파크 산업에서의 하나의 아이코닉한 존재가 되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못 탄지 2년이 넘어가는데 가까운 시일 내에 디즈니랜드에 간다면 무조건 스페이스 마운틴을 타고 이 답답함을 모두 날려버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