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빌라는 8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한 백수린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시간의 궤적 '이란 작품을 읽은 후 백수린 작가의 팬이 되었다.
쉽게 읽히면서도 나를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하는 그녀의 글솜씨에 푹 빠지고 말았다.
그녀의 글은 조미료를 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고 너무나 담백한 그런 훌륭한 음식 같다.
개인적으로 8편의 단편소설 중 가장 좋았던 작품은 여름의 빌라란
작품이고 나름 다 의미 있는 작품들이었다. 각자 연령대가 다르고
경험이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인간의 결핍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어떤 결핍을 가진 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삶을 통해 나는 다른 이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란 생각을 가지게 한다.
여름의 빌라
주인공은 21살의 여름 베를린 여행을 통해 독일인 한스부부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인연을 맺게 된다. 우연하게도 남편의 독일유학에 동행하게 되어 한스부부와의 인연은
이어지고 시간이 지나 캄보디아에서 여행 중인 한스부부와 다시 주인공 부부는 재회하게 된다.
주인공과 남편은 시간강사로 남편의 거듭되는 교수임용의 탈락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게 된다. 그런 도중 만나게 된 한스부부와 우기에 호수가 범람해 모든 집들이 물 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캄보디아의 수상가옥을 구경하고 온 후 논쟁을 하게 된다.
수상 가옥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돌아온 저녁 한스는
"수상가옥의 사람들을 봐 가난하지만 아이들 모두 얼마나 즐거워 보였어?"란 말에 지호는 "그들은 즐거워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으니 그렇게 살아갈 뿐인 거죠.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자기보단 돈이 훨씬 많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걸 즐길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요?"라고 답하며 논쟁은 시작된다.
그 둘의 논쟁은 각자 그렇게 생각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이해가 된다.
한스는 테러로 하나뿐인 딸을 잃고
손녀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불행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즐기는 캄보디아인들을 본받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고
지호는 오랜 시간의 노력을 들였지만 교수임용이 되지 못하고 계속되는 가난에 아이도 갖지 못하는 자신의 현실과
가난하여 구경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캄보디아인들의 삶에서
동질의식을 느끼고 그들을 구경하며
그런 대가로 돈을 던져주는 있는 자들에 대한 어떤 분노가 투영된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두 사람 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지호가 한스의 딸을 잃은 상황을 알았다면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을 텐데....
서로 각자 가진 위치나 상황이 달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정말 안타까웠다.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아니 노력이라도 해 보았나?
나랑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속으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기보다
내가 맞고 그는 틀리다란 편협한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다.
인간의 결핍과 이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백수린의 소설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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