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나타난 부작용 경험
ADHD 약물 치료는 생각 외로 험난한 과정이다. 처음에 극적인 효과를 본 사람도 나중에는 내성 및 높은 기대 효과로 약효에 실망하기도 한다. ADHD 약물 치료에서 내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그 부작용이었다... 내가 직접 겪었던 부작용에 대해서 설명해보려고 한다.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물 (콘서타, 메디키넷)의 부작용이다. 나는 처음에는 콘서타, 그 이후 메디키넷을 복용하였고, 현재는 메디키넷과 콘서타 2개를 동시 복용 중이다.
1. 약물치료 초반에 나타났지만 곧 사라진 부작용 3가지
1) 성욕 감퇴
약물 치료 첫 며칠간은 성욕이 아예 사라졌었다. ADHD 치료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성욕은 금세 돌아왔다. 약물 복용 5년 차인 지금 약물은 내 성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다시 감퇴시켜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한다. 만일 이 부작용을 처음 겪는 남성분 중 당황스럽고 두려운 분이 계시다면 나의 경우를 보고 안심하시길 바란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의사와의 상담이 우선이겠지만.
2) 식욕 감퇴
약물 치료 첫 2~3일가량은 하루에 한 끼 먹을까 말까 할 정도였다. 식욕이 아예 사라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성욕 감퇴와 마찬가지로 곧 사라져서 큰 문제는 아니었다. 최근 시험 기간 중이라 다이어트 실패가 계속되고 있다. 사라져서 아쉬운 부작용이다. 당연히 장난이다
3) 수면 문제
가슴이 너무 두근거리고 각성되어서 첫 며칠간 잠을 자지 못했다. 너무 잠이 오지 않아 몇 시간씩 걸으며 나를 진정시키고는 했다. 심지어 약효 시간이 지나고서도 잠이 오질 않았다. 이 문제도 금방 사라졌다.
다만 취침 시간에 약효가 발현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나의 메디키넷 체감 약효 시간은 4시간, 콘서타가 12시간이다. 이를 감안해 수면에 방해되지 않게 오전 8시에 메디키넷, 정오에 콘서타를 복용한다. 덕분에 본과 중에도 매일 7시간 자는데 문제는 없다.
2. 한때 심했고, 현재 진행 중인 부작용
1) 불안과 빈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상세정보 페이지를 보면 콘서타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다음 환자에는 투여하지 말 것 : '중증의 불안, 긴장, 흥분 환자(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처음에 아토목세틴을 복용한 이유도 불안이 심해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콘서타 복용 직전에는 불안과 우울이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런데 콘서타 복용 직후... 불안과 빈맥 증세가 매우 심해졌었다. 심지어 최소 용량인 18mg을 먹었음에도 말이다. 비전문가의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콘서타 자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원래의 극심했던 불안 증세가 약에 의해 재발현된 것 같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불안 증세를 1년 가까이 겪은 나였고 그에 벗어나기 시작한 지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은 나였다. 이 부작용은 내 인생을 한 때 나락에 빠뜨리기도 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설명할 것이다.
2) 관리
다행히 지금은 잘 컨트롤하고 있다. 불안과 빈맥 약물을 따로 처방받아 필요할 때마다 먹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심리 상담, 부작용에 대한 내성, 명상 등으로 현재로서 불안은 거의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빈맥은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극심하지는 않지만 무엇인가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할 정도는 된다. 그때마다 난 병원에서 처방해 준 삼진디아제팜정과 인데놀정을 복용한다. 정확한 기전은 모르겠으나 메디키넷과 콘서타 복용 후 몇 시간이 지나면 빈맥이 올라온다. 그때마다 따로 포장된 삼진디아제팜정과 인데놀정을 복용한다. 곧 빈맥은 사라진다. 부작용이 언제 발현되는지 인지하고 있으니 부작용에 대해 겁이 나지 않는다. 제때 다스리면 되니까.
3. 약물 부작용인지 내 원래 특성이었는지 헷갈리는 증상
1) 조증
내 예전 심리상담가님은 나를 심한 조증이라고 말씀하셨다. 조증까지는 아니지만 경조증으로 정신과 검사 결과가 나온 적도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나를 양극성 장애 2형이 아닐까 의심하신다.
이게 약물의 부작용인지 원래 내 특성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약물 치료 첫 1~2년간 조증 증세가 극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이트의 콘서타 정보를 보면 조증이 매우 드물게 보고된다고 적혀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게 약물의 부작용인지,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가려져 왔던 것인지 확실치가 않다.
나의 조증 증세는 주로 좋아하는 일, 업무, 운동 중독에서 발현되었다. 조증 증세가 심했을 때는 세계 정복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전까지 adhd로 인해 패배주의로 살다가 adhd 약효를 보고 일머리가 좋아지면서 생긴 자신감이 기존의 조증과 합쳐지면서 더 심해진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사실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내 인생에서 콘서타가 조증 증세에 어떻게든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불안 및 빈맥과 마찬가지로 조증도 내 인생을 나락에 빠뜨렸었다... 덕분에 요즘은 조증 증세가 별로 없다. 한 번 큰코다치니 안전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를 관리 중이다.
2) 관리
조증 증세 때문에 아빌리파이정을 추가로 처방받아 복용 중이지만 개인적으로 큰 효과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조증으로 인한 실패 경험과 주기적인 명상으로 나의 조증 증세를 완화하고 다스리고 있다.
4. 당부의 말
adhd 약물 치료는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 힘든 과정일 수 있다. 내 자식이 부작용이 심하다면 adhd 약물 치료를 과연 시켰을까?! 의심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부작용에 의한 손해보다 효과에 의한 이득이 더 크기에 약물 치료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약물의 부작용은 명확히 인지하고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자!! 약물의 부작용의 예시는 '의약품 안전나라'에서 자세한 확인이 가능하다. 약물의 부작용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면 한 번 체크해 보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