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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사동 마케터 Apr 13. 2022

회사 생활 잘 하려고 딴짓을 해요

집착하면 멋없으니까요

안녕하세요?

신사동 마케터입니다.


오늘은 6번 이직해 보고 깨달은 회사 생활 잘 하는 노하우 이야기를 해 보려고요. 저도 한때는 회사가 유니버스의 중심이던 시기가 있었어요. 보통 이런 시기는 사원 딱지를 막 떼고 회사에서 일을 가장 많이 하고 업무 뽕이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대리~과장 시기에 찾아오는데요. 잘하려고 자발적으로 야근하고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회사 뒷담화로 2~3시간 떠드는 건 기본이고 정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소문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많은 에너지를 썼죠.


그때 당시엔 제가 일을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인정을 받기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마음은 항상 가난했던 것 같아요. 제가 열심히 하는 만큼 후배가 따라주지 않으면 그게 그렇게 이해가 안 됐어요. 분명히 저번 달에 말해줬던 실수를 반복하는 후배를 보며 ‘얘가 나를 무시하는 건가?’ 온갖 추측을 하곤 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후배한테 정말 미안하네요. (미안하다… 용서해 주겠니… )


그리고 그것 말고 딱히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없기도 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부터는 만나는 사람도 가는 장소도 모두 회사 oriented였으니까요. 남다른 취미도 없었고 회사 일에 매달릴수록 저의 유니버스에서 회사는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업무 욕심이 많았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계속해서 더 좋은 회사, 더 나은 경력, 더 나은 동료를 찾아 끊임없이 이직을 했어요. 항상 뭔가 부족했거든요. 아무리 물을 마셔도 목이 말랐어요.


그런데 이직을 6번이나 하고 나니 드는 생각은 내 맘에 쏙 드는 완벽한 회사, 일, 동료라는 건 환상 속에만 존재하는 유니콘이라는 결론을 얻었어요. 그리고 항상 저를 괴롭혔던 부족함은 사실 저에게 원인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회사에 너무 몰입을 하다 보면 점점 시어머니가 됩니다. 100번 잘해도 1번 삐끗하면 탈락인 거예요.


이 결론을 얻고 나서 저는 회사와 좀 거리를 두기로 했습니다.

제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아도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되었고 생각한 데로 완벽하게 구현되지 않아도 80% 정도 일치하면 그냥 갑니다. 옛날처럼 후배들의 업무 역량을 끌어올려 줘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사라졌습니다. (물론 도움을 청하면 제가 아는 모든 지식을 활용해 도와줍니다!) 업무 시간이 지나면 회사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대신 회사가 끝나면 딴짓을 합니다.

저에게는 그게 글쓰기였어요. 답답했던 마음을 글로 푼 적도 있었고 잘 몰랐던 개념을 공부해서 정리하기도 했어요. 콘텐츠에서 얻은 영감도 글로 썼어요. 콘텐츠를 소비만 하는 사람이라는 자격지심이 사라졌어요. 책 한 권을 보고 글을 한편 쓰면 ROI가 맞았다는 생각에 뿌듯해졌어요.


그렇게 2년 정도 꾸준히 쓰다 보니 저의 생활에 서서히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마케팅 업무를 블로그에 쉽게 설명하려고 더 공부하게 됐고 콘텐츠 리뷰를 올리려고 좋은 책과 영화를 더 많이 봤어요. 한 달에 3~4번은 미술관에 가게 되고 맛있다는 식당과 카페를 방문하고 마케터의 관점으로 해석해 보는 버릇이 생겼어요. 이렇게 얻은 관점은 유저를 이해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쌓인 콘텐츠로 돈을 벌 수도 있더라구요. 퍼포먼스 마케터의 이직 노하우 전자책을 출판했고 그로스 마케팅과 관련된 강의를 할 기회가 생겼어요. 글쓰기 모임과 독서 모임을 유료로 열 수 있게 됐어요. 월급 말고 ‘나’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짜릿했습니다. 회사 일을 아무리 잘해도 이 감각은 절대 느낄 수 없어요.


지금 혹시 너무 몰입해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물론 몰입할 줄 아는 당신은 멋있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몰입하는 대상이 인생의 전부가 되는 순간 집착하게 돼요. 일희일비하고 웃음기는 사라집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약간의 딴짓을 허용해 봐요.

오늘도 칼퇴하세요~!



#신사동마케터

#그로스마케터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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