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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사동 마케터 Mar 19. 2023

[시선]상상해도 괜찮아

안녕하세요?

신사동 마케터입니다.


주말에 회사 봉사 동호회를 통해 보육원에 다녀왔어요.

사실 항상 봉사를 정기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속 버킷리스트가 있었는데 마침 봉사 동호회가 있길래 사심을 채우려고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밝아서 다녀와서도 마음에 잔상이 많이 남더라구요. 그중에서도 헤어지기 전에 저에게 작은 팔을 벌려 안아달라던 한 친구의 모습이 계속 생각났어요. 품에 아이를 안았을 때 느껴지던 말랑한 촉감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감정이었는데 필력이 부족해서 글로 옮길 수가 없네요. 굳이 옮겨보자면 깊은 물속에 돌덩이를 하나 던져서 물속을 흔드는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봉사가 끝나고 회사 동료들이랑 점심을 먹으면서 봉사 활동에는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는지, 보육원 이야기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어요. 자연스럽게 저에게는 당연했던 부모라는 존재가 없는 아이들의 삶을 생각해 봤습니다. 자라면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게 되겠죠?


메인 스트림의 금수저들은 ‘나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디폴트지만, 차별의 밑바닥에서 시작한 사람들은 스스로 ‘자격과 정당성’을 의심하고 증명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런 검증의 시간을 통해 더 큰 세계를 포용하는 시야가 생긴다.

저는 콤플렉스 덩어리였어요. 외모도 능력도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제가 성취한 것을 하찮게 여겼습니다. 가면 증후군에 시달렸죠. 그래도 장점은 알고 있어요. 자기 객관화와 유머. 나에게 비판적 거리를 두고, 타인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활짝 웃을 때의 제가 마음에 듭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웃을 때 같이 웃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플레르 펠르랭


아이들과 놀아주는 봉사활동도 의미가 있지만 저는 한 명의 친구와 깊은 관계를 맺는 교육봉사를 하고 싶은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강남과 시골의 격차는 교육의 질이 아니라 야망의 사이즈라고 말하더군요. 강남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나는 이 정도의 시작이 당연해’라고 생각하지만 시골은 ‘이 정도도 감사해’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보육원에서 자란 친구들이 상상할 수 있는 자신의 미래는 어디까지일까요? 그보다 상상을 시작할 수 있을지, 나에게 그럴만한 자격이 있을지 끊임없이 되물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럴 때 옆에서 마음껏 상상해도 괜찮다고, 무엇이든지 욕심내도 좋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건 저에게도 많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아요. 그건 사실 20대의 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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