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품 2

by Sinvictus

톱니바퀴 맞물리는 소리 가득한 도심

그 속, 부품 하나로 살아가는 나

사실 아무렇지도 않았네

내 세상은 톱니바퀴 하나였으니까


어느 날, 한걸음 물러서게 되었다

‘대체불가’라는 오만이 없었어도

사그라들지 않는 열기, 멀어지는 일상

익숙한 것에 낯설어진 나

그제야 알았다

세상은 회백색이라는 걸


그렇다고 무릎 꿇어야만 하는가


나는 부속품이다

사실 모두 부속품이다


그것이 나사 하나든, 제법 큰 파이프든

누군가는 외벽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지지대로 일하고

없어서는 안 될 엔진도 있겠지


그러나 중요하든 중요하지 않든

모두 대체가능한 부품

조금 삐꺽거릴지언정 교체할 수 있는

부속품


그래서 대체가능하다는 건

나 하나 없어도 굴러간다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대체되기에 대체할 수도 있는 법 아니겠나


그러니 절망하지 말지어다


잘 조여진 나사 하나로

가스 누출을 막는 법이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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