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니바퀴 맞물리는 소리 가득한 도심
그 속, 부품 하나로 살아가는 나
사실 아무렇지도 않았네
내 세상은 톱니바퀴 하나였으니까
어느 날, 한걸음 물러서게 되었다
‘대체불가’라는 오만이 없었어도
사그라들지 않는 열기, 멀어지는 일상
익숙한 것에 낯설어진 나
그제야 알았다
세상은 회백색이라는 걸
그렇다고 무릎 꿇어야만 하는가
나는 부속품이다
사실 모두 부속품이다
그것이 나사 하나든, 제법 큰 파이프든
누군가는 외벽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지지대로 일하고
없어서는 안 될 엔진도 있겠지
그러나 중요하든 중요하지 않든
모두 대체가능한 부품
조금 삐꺽거릴지언정 교체할 수 있는
부속품
그래서 대체가능하다는 건
나 하나 없어도 굴러간다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대체되기에 대체할 수도 있는 법 아니겠나
그러니 절망하지 말지어다
잘 조여진 나사 하나로
가스 누출을 막는 법이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