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을 구독해주신 분들에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역시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은 금기어 같습니다. 이직에 대해 글을 쓰면 쓸수록 죄인이 되는 느낌이네요. 왜냐고요? 전 세금을 받고 일하니까요.
넌 공무원이니까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불평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일해. 그러려고 공무원 된 거잖아. 월급 적은 거 다 알고 들어갔으면서 웬 불만? 그러면 때려치워! 세금 아까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조직이 자신이 기대하는 것과 달라 괴리감을 느낄 수 있고, 아무리 악성 민원을 겪어도 죽도록 적응이 안될 수 있어요. 조직과 자신이 안 맞다고 생각되면 당연히 그만둘 수 있고 이직할 수 있고 조직에 대해서 쓴소리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일반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원으로서 똑같은 글을 올렸다면 어땠을까요. “그래, 야! 거기가 전부는 아니야! 능력 되면 공부해서 연봉도 올리고 이직해! 괜찮아!” 이런 반응이었겠죠.
아니면 그 사람들에게도 “야, 다 알고 중소기업 들어갔잖아! 내가 다 부끄럽다 부끄러워. 어디 가서 그 회사 다닌다고 이야기하지 마. 네가 어떻게 영혼 없이 일하는지 알만하다. 너보다 돈 못 버는 사람들 많으니까 죄송한 마음 가져!” 이런 댓글을 다시겠습니까. 저는 제가 단지 공무원이라서 이런 악플을 받는 것 같네요.
제가 실제로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평판이 좋아도 이런 것과 상관없이 단지 제가 퇴근 후 이직 준비하는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은 편견에 사로잡혀 저를 일도 안 하고 머리에 똥만 가득 찬 직원으로 생각하죠.
그런데 공무원도 똑같은 사람이고 직장인 아닌가요? 공무원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야 하지만 성인군자는 아니거든요. 사명감은 뭐 일반 직장인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거든요.
전 이 글을 끝으로 직장 관련 매거진은 접습니다. 공무원에 대해 속 시원히 말하는 이들이 없어서 조금이나마 이 조직에 대해 느낀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지난번 글이 15만 조회를 찍고 나서는 후폭풍이 심하네요.
사기업 다니는 사람들은 공무원 주제에 네가? 하고 무시하고. 공무원인 사람들은 야, 입 다물고 그럼 나가! 등을 떠밀고.
네. 각자의 자리에서 잘 지내세요. 하지만 언제라도 그 자리가 힘들면 다른 곳에서 일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우린 자유로운 인간으로 태어났잖아요. 평생직장은 없습니다. 각자 맞는 조직에서 지내야죠.
대신 누군가에게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은 삼가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 인생 살아보신 거 아니잖아요. 지레짐작 혼자만의 생각에 판단해서 상처 주는 말은 거절합니다. 대한민국 모든 공무원들, 그들도 똑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일은 일대로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힘들다, 괴롭다 한 마디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요. 그리고 전 사무실에서 일 열심히 정직하게 한 거에 대해서는 떳떳합니다.
그리고 여긴 저의 공간이니 악플은 달리는 즉시 신고 및 삭제될 예정이며 괜한 오지랖도 삭제하겠습니다. 자기 인생이나 열심히 사시고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게 후회하지 않게 사세요. 저도 그러려고요.
다른 매거진은 연재가 계속됩니다.
감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