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으키는 문장들 23
누군가 떠난 자리는
처음엔 비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사람이 있던 공간, 그 사람이 하던 말,
그 사람이 채우던 온도까지
함께 빠져나간 것처럼.
한동안은 그 자리를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
왜 떠났을까. 내가 더 잘했으면 달라졌을까.
그 질문들이 빈자리를 더 크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된다.
떠난 자리는 비어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아무도 없어진 자리에서
나는 나를 다시 보게 된다.
그동안 그 사람에게 맞추느라
미뤄두었던 나의 리듬,
눈치 보느라 삼켜왔던 말들,
조용히 포기했던 나의 선택들.
떠난 자리는 나를 다시 불러내는 공간이 된다.
처음에는 쓸쓸함이 머물고,
그다음엔 익숙함이 찾아오고,
그다음엔 나의 빛이 조금씩 자리 잡는다.
누군가를 대신하기 위한 빛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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