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 녹은 눈이 마르면
목련 꽃잎이 된다고, 누군가 그랬지
봄공기에 흩날리다 나뭇가지 하나 붙들고
자리 잡은 것이 목련이라고, 누군가 말했지
저녁달처럼 파르스름,
제 살을 녹인 빗줄기와 고개 숙이며 지고
응달에서 파안하는 것이 목련이라고
각자 기다리는 봄에의 염원에 녹아
입 밖으로 외치다 토하고 흘린 눈물이
그대로 말라붙은 것이 목련이라고, 누군가 그랬지
흰 죽처럼 용광로 속에서 끓다가 뛰쳐나오며
느닷없는 온기에 석화되어 두껍게 깨지고 만 것이
목련이라고, 누군가 그랬지
만지면 부서지거나 녹으니 어쩌다
응달에서 배를 싸쥐고 웃는 목련 꽃잎을 모아 책갈피를 만들지 말라고
아무리 말려도 책이 얼룩지니 하지 말라고
머리 위에 앉은 꽃잎은
그대로 머리핀이 되고 싶어 한다고, 누군가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