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돌봄을 읽고

내면의 목소리 듣기

새해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일기도 쓰고, 피아노 레슨도 받고, 주말엔 등산도 하면서 바쁜 6개월을 보내왔다. 공허함, 무상함과 같은 감정들이 나도 모르게 다가왔다. 그 감정들은 내가 앞서 새해에 세우고 실천 중인 계획들에 대한 의문을 불러왔다.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리겠다고 새해 계획을 정해서 힘들게 실천하고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무엇을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까지 들기 시작했다. 아직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지금껏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게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감정과 생각을 진지하게 하고 싶지 않아했다. 복잡하고, 해답이 없으며, 구체화하면 구체화 할수록 답답함으로 나 자신을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의 나는 목적지가 없이 바닷물의 흐름에 맡긴 부표였다. 

 하루하루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공허함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왜 드는 것일까?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답을 구하고자 노력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의문은 으레 무뎌지고 잊혀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좀 달랐다. 이 공허함과 같은 감정들이 드는 이유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 지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또한 이런 감정들이 이따금 드는 원인이 내 자신에게 있는데 엉뚱하게 외부에서 찾고 있었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 의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 내가 고른 책은 '자기 돌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명상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는 방법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저자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해서 현재 존재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모자라다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기준을 세우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는 본연의 자신을 잃는 것이고,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내면의 소리가 공허함, 외로움, 분노와 같은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감정이 들 때 내면의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런 때에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다. 명상은 어떠한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 방법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내면의 공허함, 외로움과 분노와 같은 감정들을 마주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들을 마주 하는 것은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바쁜 하루 일과를 소화하거나,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고 내면 깊숙한 곳에 감춰두고는 한다. 일종의 자기 방어 기제라 볼 수 있다. 마치 주머니에 넣어둔 송곳처럼 잘 자리 잡고 있을 때는 잘 찔리지 않지만, 이따금씩 송곳이  자신을 찌르는 일이 생기게 놔두는 것이다. 주머니에 넣어둔 송곳에 찔리지 않기 위해서는 송곳을 꺼내는 수 밖에 없다. 이 송곳을 꺼내는 행동이 명상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면의 고통을 마주하는 것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말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위안이 되어줄 수 있는 건 내 자신이 제일 먼저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모자란 존재라는 생각을 버리고,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처음에 이 책을 한번 읽고 느낀 감상은 많은 사람들이 한번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이런 바람 때문에 감상문을 좀 더 잘 써보고자 노력하게 했다. 한번도 이런 관념적인 주제에 대해 글을 써 본 적이 없어 작성하는 내내 어려웠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지 반신반의하며 글을 쓰면서도 관념적인 주제를 쉽게 써야했기 때문이다.다른 사람에게서 눈을 돌려 이제 우리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우리는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