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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말 Jun 18. 2022

워커비 : 예상치 못 한 꿀 조합

얼그레이 카라멜?


 지난번 방문했던 광장시장 365일장에서 샀던 것 중 하나인 워커비 얼그레이 카라멜. 그냥 포장 패키지가 귀여워서 제품 설명도 안 보고 집었던 제품이다. 근데 와서 보니 ‘얼그레이 카라멜'? 맛이 상상되지 않았다. 내가 아는 얼그레이는 쌉싸름한 느낌인데 단맛인 카라멜과의 조합이라니. 처음 접하는 특이한 맛인데 희한하게 맛있었다. 


 그 이후로 나이스웨더, 보마켓, 29CM에서도 보이길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명한 제품인가 싶어 검색해보니 워커비의 'No Bees, No food, No Man' 메시지에 감동받아 기록해본다. 바로 이 순간이 브랜드의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내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브랜드가 알려주는 것. 브랜드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  




워커비(WORKERBEE)

 꿀 전문 브랜드로, 꿀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평소에도 꿀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군으로 대중화하였다. 브랜드 이름에도 비즈니스의 지향점이 담겨있는데, 워커비(WORKERBEE)는 일벌의 영어식 표기이다. 일벌은 유일하게 벌들 중에서 꿀을 모으며 수분 매개자로서 지구 생태계 균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멸종 위기인 꿀벌을 보호하기 위해 워커비는 제품 제작 및 캠페인을 진행하며 꿀 소비를 확대시키고 양봉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No Bees, 

No Food, 

No Man


 꿀벌은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지키는 수분 매개자이다. 꿀벌은 맛있는 꿀을 제공할 뿐 아니라 수분 매개자로서 식물이 번식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꿀벌이 없다면 식물의 번식도 없는 것이다. 식물의 번식은 동물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꿀벌이 사라지는 것은 곧 인류의 위기로 직결된다.


 최근 비영리 단체인 BIP(Bee Informed Partnership)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국 평균 45.5%의 꿀벌이 사라졌다 것이다(2020년 4월~2021년 4월 기준). 그리고 그 개체수는 점점 더 가파르게 감소 중이라고 한다. 꿀벌 멸종 위기에 영향을 주는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중 기후변화와 농약사용이 주된 원인이다. 


지속되는 기후변화는 바이러스에 대한 꿀벌의 면역력이 떨어져 곤충 감염에 저항력이 약해지며,  산란환경이 제때 조성되지 않아 개체수를 늘리기 어려워졌다. 농약 사용은 꿀벌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치명적이다. 농약을 섭취한 벌은 신경계 이상을 유발해 집단 폐사뿐만 아니라 꿀의 품질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워커비는 제조사의 위치에서 다양한 꿀 제품을 생산하여 양봉 농가를 지원하고, 꿀벌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중 'Save the Bees' 캠페인은 일상에서 꿀벌을 지키기 위한 실천 방법인, 1)유기농 식재료 선택하기, 2)인공 감미료인 설탕보다는 천연 감미료인 꿀을 선택하기, 3)이 캠페인을 널리 널리 공유하기를 소개하며 대중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꿀의
힙한 변신


 워커비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은 꿀과 함께하는 일상이다. 일상에서 쉽게 꿀을 즐길 수 있도록 미니팩(Minipack), 미니자(Minijar), 보틀(bottles) 등 제품의 사이즈를 다양화하였다. 스틱형 벌꿀은 단품으로 간편하게 휴대하고 즐기기에 좋으며, 음료나 간식에 페어링 하기도 딱 적당한 양이다. 그리고 미니자와 좀 더 큰 용량의 보틀은 테이블 서빙용과 요리용으로 제격이다. 


 꿀 본연의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료와의 조합으로 특별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얼그레이, 모히또, 바닐라, 샤프란, 장미 등 상상하지 못한 꿀 조합이 제품으로 탄생했다. 맛이 상상이 안 가거나 이상한 맛일 것 같지만 의외로 정말 맛있다. 어디서도 찾기 힘든 의외의 조합과 그로 인한 특별한 맛 때문에 입맛에 맞기 시작하면 재구매할 수밖에 없다. 


 시각적인 부분도 시선강탈이다. 간결하고 깔끔하고 캐주얼한 분위기의 제품/패키지 디자인은 젊은 세대를 충분히 저격하고도 남는다. 가방에 넣고 싶고, 테이블에 놓고 싶고, 부엌에 드러내어 두고 싶은 디자인이다. 그리고 제품을 소개하는 웹페이지마다 시각적으로 레시피와 페어링을 제안하는 부분이 구미를 더 당긴다. 보기 시작하면 궁금해서 살 수밖에 없다.


어려서부터 꿀은 제게 친근한 소재였어요. 조부모님의 고향인 경남산청은 양봉이 주 수입원인 고장이었고, 과거에는 궁에 꿀을 진상할 만큼 품질이 뛰어난 ‘지리산벌꿀’의 산지였어요. 그런데 벌꿀하면 대표되는 브랜드로 대부분 ‘동서벌꿀’을 떠올리고 산지 거래로 꿀을 구매하시는 분들을 보아도, 사람들은 늘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않아요. “이거 진짜 꿀 맞아요?”라는 식이죠. 생산자가 끊임없이 의심받고, 그 값어치에 비해서 가격도 잘 받지 못하는 것 같은 현실이 부당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양봉농가를 도와 ‘브랜딩’을 통해 꿀의 값어치를 높이고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여 꿀 소비를 늘려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네이버 디자인프레스 인터뷰 중-



꿀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귀여운 시도가 돋보이는 제품 라인이 있는데 바로 '킷캔'이다. 간편한 요리 키트인데, 우리 쌀 꿀떡 만들기 키트와 허니 홈카페 키트가 있다. 너무 귀엽지 않은가? 워커비 허니 제품, 간단한 조리용 준비물과 재료가 페인트통 같은 틴 케이스에 담겨 온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는 봄으로써 추억을 브랜드와 함께 쌓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페인트 통 모양의 틴 케이스는 조리를 즐기고 난 뒤 화분, 수납통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요리는 끝나도 워커비는 계속 집에 남아있는 것이다.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꿀벌과 워커비의 타깃 고객층인 20-30대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제일 분주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 움직이며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비즈니스 목적과 타깃층의 대표적인 특징과 공감대를 잘 연결한 것이 돋보인다.


 우리에게 기존 꿀의 이미지는 유리 단자에 담겨, 궁서체로 '아카시아 꿀 또는 00 산 토종꿀'이라 쓰인 스티커가 부착된 모양새이다. 꿀을 먹는 상황 또한 제한적이었다. 아프거나, 숙취를 해소하거나. 워커비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재밌게 풀어냈다. 그러면서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인류를 향한 메시지는 묵직하다. 워커비를 통해 브랜드 메시지의 강약 조절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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