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것은 바로 ‘BBIG 관련 주’였다. BBIG은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섹터의 종목들로 대부분 4차 산업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는 종목들이다. 이런 기술 관련 종목들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 관련 종목보다는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주가가 상승했던 주식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많아지고 있다. 어떤 이야기인지 함께 알아보자.
주식에 성공한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쉽게 들을 수 있는 조언이 있다.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이 상품을 만든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한다”라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들은 대부분 소비되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이는 투자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많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본인이 이 회사의 제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이런 선택 기준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대중의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로 큰돈을 번 일명 ‘테슬라네어’들 중 몇몇은 실제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이후 테슬라의 가치를 인지해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경우가 많다. 해당 회사의 주식을 매수해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고 다시 매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회사의 미래 가치를 생각하고 이 회사에 투자해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인드로 투자를 진행하는 사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투자자들에게 자신이 다니는 곳, 자신이 먹는 음식, 자신이 입는 옷 등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투자해도 괜찮은가’를 알려주는 또 다른 지표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유명한 코카콜라의 경우 배당금을 받기 위해 주식을 매수한다고 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는 코카콜라를 마시며 코카콜라 주식을 매수하고 속으로는 ‘코카콜라에 투자하면 절대 실패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 속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 혹은 브랜드 중 주식 투자로 떠오르는 회사는 어디일까? 최근 몇몇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를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보리스 스콜스 버그 FX 전략 담당 이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도미노 피자, 맥도날드, 스타벅스에 투자한다면 절대 잘 못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주식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얘기했듯 우리 일상 속에서 스타벅스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이미 지난 2018년에는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30%를 스타벅스가 차지할 정도였는데, 이 점유율은 더욱 늘어났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1조 8,69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이런 스타벅스의 인기는 단순히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스타벅스가 시작된 미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고 최근에는 반미 정서가 심한 중국에서조차 스타벅스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어나 지난 2018년에 이미 59.2%를 넘기기도 했다. 특히 중국에서 스타벅스를 잡겠다고 야심 차게 등장한 ‘루이싱커피’가 지난해 4월 부정 회계 사건이라는 악재가 발생하고 같은 해 6월,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되면서 사실상 스타벅스의 독주체제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 됐다.
세계적으로 스타벅스의 멈추지 않는 성장과 더불어 스타벅스에 호재가 될 만한 소식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와 관련해 최근 코로나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공급되면서 코로나 종식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이 끓어오르고 있다. 그동안 각국에서 행해졌던 전염병 예방을 위한 카페 이용 제한이 사라지면 지금까지 억눌려있던 스타벅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스타벅스에 대해 ‘매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하고 목표주가를 115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3월 9일 기준 스타벅스의 주가는 106.55달러로 골드만삭스는 스타벅스의 주가가 10달러가량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외에도 리린 스미스, 패트리어트 금융 보험그룹을 포함한 헤지 펀드 등의 투자 기관들이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스타벅스의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투자 전문가들이 스타벅스의 주가 상승을 예측한 데는 단순히 코로나19 종식에 의한 경기 회복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식음료 산업이 1,500억 달러(약 165조 원) 규모로 축소됐다. 이는 영세한 식당이나 커피점 등이 상당수 도산했기 때문인데, 코로나 종식 이후 식음료 산업이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스타벅스를 포함한 맥도날드 등 대형 기업들의 점유율이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많은 투자 전문가가 코로나가 종식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스타벅스 등의 기업들이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몇몇 개인 투자자들 역시 스타벅스를 매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 종식이라는 호재만이 아니라 그동안 스타벅스가 보여준 퍼포먼스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스타벅스를 조금만 살펴보면 얼마나 내실 있는 기업인지 알 수 있다”라며 “이미 몇 년 전부터 스타벅스 주식을 계속 매수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스타벅스의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근거로는 첫 번째, 은행과 비교될 만큼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보통 주식 종목을 선택할 때,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얼마나 있는지를 고려하는데 이는 경기가 좋지 않아도 그 기업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기프트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미리 선 결제를 하고 이후에 충전해둔 금액으로 커피를 구매하는 이 방식은 스타벅스에 상당한 현금을 안겨줬다. 이외에도 스타벅스가 지금까지 주식시장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역시 스타벅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스타벅스의 주가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상승했는데 2012년 3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주가는 현재 100달러 선을 돌파했고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아직 전 세계에 스타벅스가 진출하지 못한 나라가 많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성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게다가 지난해 말 미국 스타벅스는 매장 직원들의 임금을 10% 인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전체 매출이 4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도 임금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스타벅스 자체적으로 추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큰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