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주식 열풍에 전 국민이 개인투자자가 되어가고 있다. 직장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있는데, 직장인은 물론이고 전업주부의 주식 투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만 주식이라는 것이 무조건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 만큼 주식투자를 시작하면서 부부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이 중 최근 이혼 얘기까지 나온 한 부부의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최근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주식과 관련한 에피소드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맘 카페를 비롯해 직장인 커뮤니티, 고민 상담 커뮤니티 등에서는 주식투자 때문에 발생하는 부부간의 갈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보통은 남편이 주식투자에 실패하면서 많은 돈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반대로 주식투자로 돈을 너무 많이 벌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투자자가 되려한다는 고민까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는 직장인 남편이 전업주부인 아내의 주식 투자가 부부싸움의 원인이 됐다는 사연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부부는 40대 부부로 직장인인 남편이 돈을 벌고 전업주부인 아내가 돈 관리를 하는 전형적인 외벌이였다. 남편이 월급을 받으면 자신의 용돈을 제외하고 나머지 돈을 모두 아내에게 송금하는데, 아내는 이 돈을 생활비로 사용하고 남은 돈을 알아서 저축해왔다.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결혼 전부터 재테크를 열심히 해왔던 아내였기 때문에 남편 A 씨는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A 씨는 “아내가 알아서 은행에 적금도 들면서 목돈으로 만들고 ELS(주가연계증권)에도 가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라며 “지금까지는 아내의 재테크를 신뢰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아내의 재테크를 믿었던 A 씨였고 원금손실의 위험이 큰 주식투자에도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해 주변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해도 A 씨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계속 “요즘 같은 저금리에 돈을 쌓아두기만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라는 말을 듣게 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내에게 현재 돈을 얼마나 모아줬는지 물어봤다.
A 씨의 물음에 아내는 “사실 지난해 모두가 주식을 시작할 때 가만히 있으면 우리만 돈을 못버는 것 아닐까 걱정돼 그동안 모아둔 적금 3,000만 원을 해약하고 주식에 투자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삼성전자, 셀트리온, 현대차 같은 우량주에만 투자했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내에 대해 두터운 신뢰를 가지고 있던 A 씨 였지만 신뢰가 깨지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A 씨는 “힘들게 벌어온 돈을 상의 한번 없이 주식투자 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라며 크게 화를 내기도 했다. 아내 역시 “돈을 잃은 것이면 몰라도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인데 무턱대고 화른 내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라며 대응했다. 결국, 이 부부는 감정적으로 크게 싸우게 됐고, 이혼 얘기까지 나오게 됐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중 “3,000만 원이라는 돈이 작은돈도 아닌데 적금을 해지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남편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부부간의 신뢰를 깨버리는 일”이라는 지적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돈이 적든 많든, 주식으로 돈을 잃었든 벌었든 중요한 것은 부부의 자산을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주식에 임의로 투자했는 점이다”라며 “남편이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신뢰를 잃었다 해도 아내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의 선택을 지지하는 반응 역시 많았다. 최근 주식시장이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아내가 현명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요즘처럼 모두가 주식으로 돈 벌고 있을 때 적금 든다면서 돈을 움켜쥐고만 있는 것은 오히려 돈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라며 “특히 남편 A 씨가 주식투자에 부정적이었던 것만큼 주식투자했다고 말 꺼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아내의 행동을 지지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건 A 씨가 화낼 일이 아니라 오히려 아내에게 고맙다고 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상한 주식 사지 않고 삼성전자, 셀트리온, 현대차 같은 우량주에만 투자했다면 분명 수익이 날 것”이라며 “요즘 같은 때에 적금 깨고 주식투자에 올인할 정도의 재테크 감각이면 남편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전문가들 역시 아내의 주식투자를 높이 사는 분위기였다. 물론 투자를 시작한 시점이 중요하겠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주식투자를 시작해 삼성전자, 셀트리온, 현대차 등의 주식을 매수해둔 상황이라면 200%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인과 상의하지 않고 투자해서 화가 난다는 감정적인 부분을 없애고 아내가 주식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을 먼저 살펴볼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다른 투자전문가는 “요즘은 아내가 남편에게 혹시 비상금으로 주식 사둔 거 없냐고 물어보고 없다고 하면 그걸로 구박하는 시댄데 확실히 A 씨가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라며 A 씨를 구박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말하지 않은 것 때문에 서운하게 생각할 수는 있어도, 초등학생도 주식으로 돈 버는 요즘 같은 시대에 아내가 적금 깨고 주식 투자했다고 이혼하는 건 말도 안 된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A 씨의 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아내가 혹여라도 테마주에 잘못 투자해서 돈을 모두 잃었다고 생각하면 아찔한 것도 맞다. 하지만 최근 대중의 삶에 주식이 일상이 된 만큼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생각보다는 함께 힘을 합쳐 더 성공적인 재테크를 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상당수 누리꾼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