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의 단맛이 좋은, 주황빛 반숙이 올라가 있다. 매운 돈코츠 '얼큰'버전은 신라면보다는 조금 더 맵다. 날파와 날양파의 향미가 돈코츠 육수와 잘 어울려 산뜻한 느낌을 준다. 숙주의 아삭함에 한번 더 즐거운 식감.
비교적, 육수가 걸쭉하거나 진하지는 않은 편이다. 면도 육수도 끈적이지 않고 깔끔하다. 깔끔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텍스쳐다. 돈코츠라멘 특유의 돼지기름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돈코츠 라멘을 좋아한다면 약간 아쉬울 수도 있을 듯.)
깊고도 넓은 면기는 넉넉해서 라멘을 휘휘 저어 먹기에 편안했다. (국물이 가득 담긴 좁은 그릇은 왠지 조심스럽고 불안하다.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앞치마를 물어보고 챙겨주신 센스에 더욱 편안해졌다.)
다만 내 손이 좀 큰 탓인지, 꽂아준 수저가 작아 국물을 떠먹을 때 엄지 부근의 근육이 종종 긴장됐다.
손님이 들고나갈 때 꼬박꼬박 건네는 인사는 형식적이지 않고 친근했다. 좋아하는 걸 하는 사람이 풍길 수 있는 은근한 여유랄까. 조금 덜 바쁜 시간에 가서 일지, 요즘 조금 여유로운 내 마음이 투영된 것일지 모르지만. 직원과 주인으로 보이는 두 명이 있었고, 이 가게만의 바이브가 마음에 들었다.
양은 좀 잘 먹는 여성이 바닥까지 깔끔히 비울 정도였고 적당히 배불렀다. 혹시 모자란다면 공깃밥을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하니 국물에 말아 든든하게 먹어도 좋을 듯하다.
면의 식감도 알맞게 익어 좋았고, 간도 잘 베어 들었다.
곁들여 먹을 차슈는 4개나 제공된다. 다만 보기와는 달리 불향이 별로 느껴지진 않았다. 차슈 역시, 기름지지 않아 깔끔하고 고기의 식감이 살아있지만, 다소 기름지고 부드러운 차슈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에는 조금 아쉬운 맛이었다.
최종평 - 깔끔하고 식감이 좋은 돈코츠라멘집. 칼칼한 국물이 땡기는 날 혼밥 하기 좋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