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베이커리 : 치즈 타르트
놀라운 식감과 달인의 맛_물론 내 돈 내산
by
크리
Jan 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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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집, 남편이 저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 인증마크라던데
키 베이커리
가로줄 두 개, 세로줄 비스듬히 하나
일본어라고 하고, "키"라고 읽는단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로부터
히라가나만 스치듯 배운 나는,
가타카나? 는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
종종 지나다니던 길에 있는 집인데
오늘 처음, 불이 켜져 있는 걸 보았다.
영업 중인 빵집이
한 두 군데가 아닌 동네지만
여기는 읽을 수 없는 간판 덕에
이미지로만 기억하다가
오늘 마침 열려 있다는 핑계로
한번 들어가 봤다.
순간 일본인 줄. 단순하고 정갈한데 독특한 매력이 있는 디스플레이
색감도 모양도 특별할 것은 없는데
어찌나 토실토실하고 윤기가 반짝거리는지
홀린 듯 들어가서 홀린 듯 구경하다가
인사를 건네시는
주인아주머니께 여쭈어보았다.
"제가 여기를 처음 와봐서요.
이 집은 뭐가 제일 유명해요?"
새로 막 나온 타르트를 옮기시면서
"타르트를 많이 사가지요."
하신다.
이 집의 이름을 걸고 있는 타르트
'치즈 타르트'를 하나 집었다.
타르트도 앙금빵도 앙증맞은 사이즈로
선물하기에도 받기에도 참 행복할 것만 같다.
선물하면 좋아라 할 사람들이
촤르르 떠올라 행복하게 미소가 번졌다.
오래도록 구경했으면서
한 개만 계산하는 손이 조금은 민망했지만
주인아주머니의 사람 좋은 미소에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제가 여기 지나가면서 종종 봤는데
문이 열린 건
오늘 처음 봤어요."
"왜요? 우리 일요일 빼고 문 여는데~"
"아. 제가 일요일만 여기를 지나갔어요.
앞으로는 자주 올 거
같아요."
"근데 키는 무슨 뜻이에요?
"
키는 나무예요. 나는 일본 사람이에요."
'우와 그렇구나
먼 나라 이웃나라 일본 분이시구나.'
"여기 이름은 왜 나무예요?"
"나무는 좋은 걸 가져다주고 좋은 뜻이에요.
우리 남편이 나무라고 지었어요."
나무라는 뜻, 키 베이커리. 올해도 좋은 일이 가득하셨으면 좋겠다.
뜻밖에 만난 타르트 덕분에
집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새신을 신은 마냥 콩콩 거렸다.
영롱하다는 표현은
너를 위해 만들어진 것일까.
나 참.
쪼로록 내린 드립커피의 산미랑 조화가 완벽했다.
이 엄청난 맛을 어찌 묘사해야할 지. 난감하다.
일단, 이건..
선물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 맛을 보면 얼마나 행복해할까.
노란 부분은 식감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허공에서 치아가 더듬거리듯 놀랍도록 부드럽다.
감싸고 있는 부분에 한번 더 놀라게 될 것이다.
너무 바삭하고 말아서.
안 달고 안 짠데 싱겁지
가
않아.
촉촉한데 눅눅하지 않고
바삭한데 질기지가 않아.
그래... 이건
무릇, 달인의 맛이야.
감히 내가
어떻게 표현해내겠어.
2500원의 행복.
충분히 선물하고
선물 받을 만하다.
오늘은 나에게 선물.
(위치는 2호선 뚝섬역에서
도보 9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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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트
록-멘 : (매운)돈코츠 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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