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풍경은 덥지만 아름다워
창문을 활짝 열어 식물이 들에게 햇빛과 바람을 쐬어 준다. 여름 나기가 버거워 보이는 몇몇 식물은 밤 사이에 잎 한 두장을 떨어뜨려 놨다. "어떻게든 여름을 잘 버텨보자. 이따가 영양제 뿌려줄게."라고 눈으로 말하며 물을 준다.
식물이 들에게 물을 줬으니 이제 내 차례다. 요거트와 방울토마토, 삶은 계란 등등을 넣고 늦은 아침을 먹고는 바로 이어서 컵라면과 김치찌개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샤워를 하고 쌓인 설거지를 하고 시원한 오미자 우린 물을 마시고 청소기를 돌린다. 화장실 바닥에 세제를 뿌리고 솔로 박박 밀고 하얗게 일어난 거품을 찬 물로 씻어 내렸다.
한숨 돌리며 아이스 라떼를 마시고 있는데 친구에게 덥다며 카톡이 왔다. 서로 안부를 묻고 소소한 수다를 떨었다. 남편과도 잠깐의 카톡 수다를 떨고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틀어놓고 선풍기 바람을 쑀다.
문득 '행복하네' 싶었고 아주 살짝 눈이 촉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