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봄, 밤하늘에 별빛은 보이지 않는다
도심의 늦은 시간 하늘 아래
걔 중에 높이 솟은 공원 위에
너와 내가 있다
너는 나에게 시무룩히
툭-하고 한 마디를 건낸다
별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낮 별을 가리우는 것은
햇님임을 알고 있건데
밤 별을 가리운 것은 뉘신지
하늘의 밤구름인지
도로의 가로등인지
빌딩의 환한 창문인지
그것이 무엇이든
너에게 별빛을 빼앗은 놈들이
썩 마음에 들진 않는구나
구름이면 손바닥을 휘휘 저어
거울에 묻은 비누거품마냥 닦아내고
가로등이면 몽키스페너 가져다가
뚜껑을 열어 전기선을 뽑아버리고
빌딩의 불빛이면 두꺼비집 찾아다가
모가지를 비틀어 내려버릴테다
그런데 나에게서
별빛을 가린이가 뉘인지
너무나 아릿땁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