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8월 말까지 5개월 동안 예비교사들을 만났다. 이들에게 영유아발달 및 지도, 보육학개론, 부모교육 세 과목을 강의했다. 국가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는 이들이었다. 육아를 하는 분, 아이들을 다 키운 분, 전직 은행, 제약회사 근무자, 요양보호사, 신생아 관리사 등 했던 일이 다양했다.
연령은 20대 초반에서 60까지로 11명이었다. 한때는 오전반, 오후반, 야간반 각각 100명씩, 1년에 300명을 배출하던 곳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영향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현실임을 알 수 있다.
영유아발달 및 지도에서는 발달의 성격과 이론, 태내발달, 출산, 신생아 발달부터 영유아기 신체, 운동, 감각, 지각, 뇌와 인지발달, 언어발달, 정서 사회발달, 생태학적 맥락을 강의, 영상보기, 토론을 통해 내용을 전했다. 무엇보다 영아기 애착, 유아기 재양육과 적절한 환경 제공 등을 강조했다.
보육학개론에서는 보육의 개념과 중요성부터 보육의 사회문화적 배경, 심리발달적 배경, 역사 철학적 배경, 제도적 배경, 보육교직원, 보육과정 이해, 보육환경, 부모교육 및 지역사회 협력, 보육평가, 보육발전 방향 등을 같은 방법으로 전했다.
이 과목은 보육의 본질 파악을 중요하게 여기고, 생각하게 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특히 가정과의 연계와 아이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아이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태학적 관점을 갖게 해주려 했다. 부모교육은 개념부터 필요성, 목적, 발전과정부터 아동 시기별 부모역할, 부모교육 이론, 유형별 부모역할 , 부모- 자녀관계 대화법, 기본생활습관 형성, 운영 실제 등을 전했다.
이 과목은 석박사 논문 주제로 할 만큼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과목이다. 왜냐하면 아이 발달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 부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실제 했던 부모교육 사례 중심으로, 이후 교사로 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전했다.
종강 때는 마음을 모아 '선생님' 존칭을 넣어 출석을 불렀다. 눈물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어떤 교사가 될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피드백했다. 아이들 존중, 엄마 같은 마음, 아이 눈높이에 맞추겠다, 직업의식, 철학을 갖겠다. 조심스럽다. 초심 등의 얘기가 나왔다. 배움의 완성은 실천이다. 삶의 현장과 보육의 현장에서 아이들 ‘존중’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 주길 기대한다.
내 강의가 자기 삶에 의미가 있어 강의시간 마다 울컥했다는 소감, 조곤조곤 얘기를 풀어줘서 좋았다는 얘기, 보육뿐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 철학을 세울 수 있어 좋았다는 평도 있었다.
마지막이라며 예비교사들이 종강 분위기를 연출해 놓고 케잌, 손수 뜨개질한 작품, 도쿄에 갔다가 내가 선물로 준 색종이로 즉석에서 만든 종이학 등을 건네주었다. 고마운 마음이고, 자신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이웃과 사회를 사랑하는 자아 확장의 삶을 지향하며 뜻하는 바를 이뤄가길 진심으로 빈다. 헤어지기 전 안아달라는 요청이 있어 마음으로 담아 한 명 한 명 안아주었다.
이 교육원은 2008년부터 강의했던 곳이다. 15년 동안 강의한 셈이다. 그동안 명강사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사장은 “최순자 교수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비결이 뭐지?”라고 교수회의에서 언급한 적도 있다. 원장은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이 강의가 좋았다며 교수님 얘기를 제일 많이 해요.”라고 했다.
학생들과는 ‘관계의 배움’이 있는 깊이 있는 만남을 갖기도 했고, 학생들이 ‘순자를 사랑하는 모임’ ‘순사모’를 만들어 같이 산행을 다니기도 했다. 또 “교수님이 계시기에 명품교육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교수가 된다면 교수님 같은 교수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교수님다운 교수님이셨습니다. 존경합니다.”라는 얘기와 메모를 받기도 했었다.
이런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이 교육원은 마무리했다. 내가 포천 관인의 자연으로 들어가면서 거리도 있고,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서였다. 원장은 비대면 강의가 있을 시에는 연락하겠단다. 그마저 뿌리치지는 못했다. 석양이 물들여 놓은 하늘을 바라보며 능곡역 근처 들판 걷기, 능곡시장 옆 벚꽃길 걷기를 못하게 된 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