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2023). 역할모델, 반면교사의 배움. 2023. 9 .20.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보육 실습> 과목을 맡고 있다. 어린이집에 가서 6주간 보육 실습을 하는 예비 보육교사가 대상이다. 2주 전에 대면 실습 안내를 했다. 실습생 사정에 따라 실습 기간을 정해 실습 중이다. 대부분 학생이 실습 안내 이후 곧바로 현장에 나갔다.
한 실습생이 하루 실습 나갔다가 그만두었다고 연락이 왔다. 이유를 물었다. “배울 게 없을 것 같아서요.”라고 했다. 자세히 상황을 물었다.
“선생님이 아이를 조금 거칠게 다루는 것 같았어요. 식사 시간에 아이가 먹기 싫다고 하는데 억지로 먹이더군요. 제가 실습생이라 가만히 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니지 않느냐고 얘기했죠. 그랬더니 그 선생님이 저에게 뭐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계속 얼굴 보기 힘들 것 같아서 다른 곳으로 옮겼어요.”라고 한다.
실습 나갈 예비교사들에게 당부하는 것 중 하나는 ‘배움의 자세와 고민의 시간’을 가지라 한다. 그 ‘배움의 자세’는 하나는 ‘역할모델로서의 배움’이다. 즉 잘하는 교사를 보고 “아, 나도 교사가 되면 저렇게 해야겠구나.”라고 배우라고 한다. 또 하나는 ‘반면교사로서의 배움’이다. 교사의 모습을 보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아, 나는 교사가 되면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구나.”하고 고민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실습생이 전달한 상황으로만 보육교사가 아이에게 얼마나 거칠게 대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실습생의 대응에 아쉬움은 있다. 더 지켜보거나, 설령 보육교사가 자신에게 어떤 말을 했든, 배움의 기회로 삼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어떤 곳에 가든 모델로서의 배움과 반면교사로서의 배움이 있으리라 본다.
보육 현장의 사례가 씁쓸하기는 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교사도 많다. 아무쪼록 모든 교사가 아이들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통해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읽고 알아채서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교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