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냄과 걱정> 雲山 최순자 공명의 삶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 공명재학당. 2025. 3. 5.
땅을 밟고, 산과 노을을 보며 살겠노라고 자연을 찾아 둥지를 튼 지 4년이 돼 간다. 모든 이웃은 아니지만 몇 이웃과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 만나 식사하거나 여행한다. 봄을 맞아 식사하러 나서며 전날 사 온 찹쌀 단팥빵을 건넸다.
단체 카톡방에서 가기로 한 음식점에 도착하자 마침 밖을 볼 수 있는 창가 자리가 하나 남아 있다. 자연이 좋아 전원생활을 하면서도 나무와 풀 등을 볼 수 있음은 행복하다. 엄마와 아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미리 살펴 둔 수제 돈가스와 샐러드를 주문했다. 모두 “돈가스를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다. 양을 많이 주네. 2인분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늘 소식을 하는 분은 절반만 먹고 나머지는 남겨서 싸 왔다. 아침을 먹지 않고 간 나는 맛나게 남김없이 먹었다.
담소를 나누며 후식으로 커피를 마신 후 밖에 나오니 소이산을 옆에 둔 평화의 길이 우리 일행만 한가로이 맞아준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길도 있다. 자동차를 음식점에 세워 두고 길을 따라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며 백마고지역 방향으로 걸었다. 길을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내 눈을 의심했다. ‘아니, 이런 곳에 춤 교습소가?’ 안내판은 분명하다. 맞는지 모르겠다.
봄이 저만치 와 있기는 하나 아직은 쌀쌀했다. 북쪽으로 갈수록 더했다. 위도상 당연하겠지만 북녘 동포들이 떠오른다. 빈들에 서 있는 물푸레나무가 일행을 맞아준다. 고향처럼 넉넉함으로 다가온다. 그 느낌을 안고 더 걷고 싶었으나 군사지역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이며 길이 좁아진다. 분단된 민족이 가야 할 노정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가 중 전통시장 구경했다. 이웃들은 두부, 계란, 양배추 등도 샀다. 나는 냉장고 비우기를 하는 중이라 일부러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두부 두 모를 산 분이 한 모를 건넨다. 오래 두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저녁에는 비빔밥 먹으러 오라며 초대한다. 다른 분은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식사 다니자 한다. 당장 강화로 대게 먹으러 가는 날을 잡겠단다.
이웃끼리 잘 지냄은 복이나 계엄 후 갈라진 민심 등 나라는 걱정이다. 비 온 뒤 땅이 굳듯 역사의 진보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