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따뜻함이 당신의 매일을 살아가는 힘이 되길.

by 글지은


상처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개인 환경이 다를 뿐. 가슴속에 숨겨두고 얼음처럼 딱딱하게 묵혀둔 채 10년, 20년. 30년…. 수많은 시간을 지나온다. 어느 순간에는 스쳐 지나가는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수도 있고, 딱딱한 화석처럼 굳어 평생을 가져갈 수도 있는 거였다. 10살 꼬맹이 시절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는 나 같았다. 사람으로 인해, 말로 인해 입은 상처는 거품이 사라지듯 순식간에 사라지지 않더라. 좋은 친구와 함께했던 두 계절 동안 말로 인해 닫았던 마음을 열었다. 얼음처럼 딱딱하고 차갑던 마음도 해맑은 인사로 인해, 따뜻한 미소로 인해 매일이 즐거움이 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커다란 상처를 내놓을 수 있을 때까지 살아온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말더듬이’라는 별명은 지워지지 않았다. 사고로 인해 다친 상처보다 더 깊고 아팠다.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는 약을 바르면 낫지만, 마음에 너덜너덜 남겨진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 몇십 년이 흘러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내가 그랬듯. 그런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치유되어 가는 자신을 보았다. 수없이 생긴 많은 상처가 상대방이 잘못해서 생긴 상처들은 아니었다. 살면서 누군가에게는 먼저 상처를 주기도 하고 말로 인한 상처가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 사람도 많았다. 아무 생각 없이 했던 말과 행동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꼭 어린 시절에만 있을까?

내게 남은 얼음 조각들을 글로 이야기를 해오면서 조금은 치유해가고 있음을 느꼈다. 봄이 오는 것처럼 따스한 바람도 내게 올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발목에 상처를 바라보며 눈을 질끈 감는다거나 도망가지 않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치유되어 가고 있다고 믿는다. 속담도 있더라. 재미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했다. 누군가는 장난으로, 누군가는 본의 아니게, 누군가는 고의로 말한다의 차이만 있을 뿐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일이다. 창 밖을 무심히 지나가던 친구들의 걸러지지 않는 말이 내게는 손에 잡히지 않는 물 같았다.

말하는 능력이 어려운 이유 하나만으로 던진 돌에 맞기만 하며 지나온 시간이었다. 사람의 말에 의해 다친 상처가 아파서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았다. 누군가는 밝은 인사로 손을 내밀어 주는 것만으로 어둠에서 나오는 힘이 되었다. 쉽게 내뱉는 말로 인해 누군가는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받는다. 얼떨결에 튀어나온 실수의 말에도 누군가는 상처를 받기에 본의는 아니었으나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 실수와 말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자세는 오롯이 자신에게 얹어진 무게이다.

누군가의 한 마디로 당신은 힘이 됐나요?

아니면 상처였나요?
당신의 귀에 들려오는 한 마디가 오늘은 편안하고 따뜻한 말이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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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국화꽃'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