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니 행복하시죠?"라는 말에 대하여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74

by 별빛소정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늘 불안할까요?

인생은 짧지만 하루는 깁니다.

이 마음은 끝없이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하늘을 향한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갈피를 잡지 못해서

방황하며 흔들릴 뿐입니다.


나는 언제나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마침내 연인의 품으로 달려가서

천국처럼 쉬고 싶었습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소용돌이입니다.

내 마음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무엇을 원하고 또 무엇을 잃더라도

마음은 자기 자신을 벗어날 수 없는

참 어리석은 존재입니다.


- 괴테 <방황하는 이유>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이 말을 남긴 괴테 역시, 삶 내내 방황을 거듭했습니다. 그는 더 나은 자신을 원했기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흔들렸고, 그 불안 속에서 살아갔습니다. 괴테는 자주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니 행복하시겠어요.”

그는 철학자이자 과학자였고, 바이마르 대공국에서는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식물학자이자 신학자, 법학자, 물리학자, 작가, 광물학자, 변호사, 작곡가로도 활동했습니다. 그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보였지만, 그 모든 것이 '좋아하는 일'이었고 '행복했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 그리고 ‘행복’. 이 세 단어는 생각보다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대부분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일이 되면 오히려 버겁고,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아주 드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삶’은 어쩌면 아주 아름다운 환상일지도 모릅니다.


괴테는 늘 무언가를 그리워했고, 그리움 속에서 불안한 마음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불안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려 했습니다. 삶이 힘들 때면 그는 연인의 품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평생 9명의 연인과 깊은 관계를 맺었고, 그만큼 많은 사랑과 위로 속에서 살아갔습니다. 그 사랑이 그의 작품에 영감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마음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하루를 살아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버티고 걸어갑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힘든 일도 해야 하고, 하기 싫은 일도 반복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로 늘 행복할 수는 없지만, 그 일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좋아하지 않는 일에서 작은 기쁨을 찾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놀이가 삶의 쉼표가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싫어했던 일이 익숙해져 결국 좋아하는 일이 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도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것이 삶이고,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나아갑니다. 방황하면서도, 견디며, 살아갑니다.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해.'
'어려우면 하지 말고 쉬자.'
'대충대충 하고 끝내도 괜찮아.'
이런 주변의 유혹에 속지 마세요.
그래야 자신의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 김종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늘 불안하고 힘듭니다. 어떤 일을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유혹은 끊임없이 다가옵니다.

“글 써서 뭐 할 건데? 그게 돈이 돼? 밥이 돼?” “운동은 왜 매일 해? 그냥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하지.”

이런 말들은 주로 가장 가까운 사람, 사랑하는 이의 입에서 나오곤 합니다. 가끔은 그 말들이 흔들림이 되어, 마음을 무너뜨리기도 하죠.


괴테의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말은 진실입니다. 노력을 멈춘다면 우리는 편안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더 나아지고 싶고, 더 잘하고 싶다면 안락한 현실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방황합니다. 그 방황 속에서 꾸준히 한 걸음씩 내딛는 그 노력이 결국 우리를 성장하게 만듭니다.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면 알게 됩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버텼던 시간들이 나를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음을요. 반면 아무런 고통도 고민도 없이 편안하게 흘러간 시간들은 아무 흔적도, 기억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좋아하는 일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잘하면 됩니다. 힘들어도, 유혹이 속삭여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반복하는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잘하게’ 되어 있습니다. 잘하게 되면, 그 일은 나에게 보람을 주고, 그 보람은 서서히 행복으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