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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Hong Jun 25. 2023

신화가된 통제광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2000년대 전후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창업가 또는 경영자로 스티브 잡스를 빼놓을 수 없다. 그가 경영한 회사에 내놓은 제품들은 시대의 아이콘이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도래하게 하기도 했다. 잡스의 성공도 성공이지만 그의 개성 강한 성격이나 기행에 가까운 행동들도 항상 화제가 됐다. 스티브 잡스-월터 아이작슨 저를 통해 흥미로운 점이 많은 그의 인생 전반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여러가지 점을 생각할 때, 잡스의 성공에는 그의 타고난 재능과 감각, 집요함의 공도 컸지만 운도 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스의 행운

잡스의 성공에는 그가 성장하고, 평생 머무른 실리콘 밸리의 공이 컸다. 실리콘 밸리 였기에 잡스와 공학에 대해 교류할 수 있는 친구이며, 애플을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워즈니악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잡스는 뛰어난 엔지니어인, 주위 이웃들을 통해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아타리에서 일에 대한 자세를 배울 수 있는 롤 모델을 찾았다.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아이가 성장할 지역을 고르는 결정이라 이야기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어른들을 접할 기회가 많은 곳에서 자라난 아이는 그 영향을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잡스는 이러한 생각에 딱 맞는 성장 과정을 가졌고, 이에 더불어 이웃의 훌륭한 대학과 뛰어난 회사를 통해 제품에 대한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잡스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축적한 부와 유명세로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애플II 내놓고, 다시 애플에 복직하기 전까지 잡스의 행보는 실패의 연속이었다.제품의 완성도에 대한 집요함과 잡스의 미적 기준은 동일했지만, 비용을 통제하지 못하거나 개발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등의 실수로 실패했다. 다만, 이 시기를 거치며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을 매니징하는 노하우를 키울 수 있었고, 비로서 포기할 건 포기할 줄 아는 미덕을 배웠다. 만약 잡스가 부와 명성을 쌓은 상태가 아니었다면, 지나치게 개성이 강하고, 까탈스럽고 변덕스러운 경영자에게는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을 것 이다. 다만, 이러한 행운만으로는 잡스와 애플의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제품에 대한 새로운 기준

잡스는 훌륭한 IT 제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패키지부터 기기까지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관, 간결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는 사용자 경험이 그 것이다. 가능한 많은 기능, 다양한 포트 등의 호환성이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 애플의 제품들도 호환성 문제나 부족한 포트 등으로 비난 받아왔다. 잡스는 가장 중요한 기능에 집중했다. 최대한 단순한하면서도 우아한 외관을 디자인하고, 그에 맞추어 설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애플의 G4 큐브는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


잡스는 사용자의 자유를 제약하더라도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 였다. 사실 단순하게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것은 오히려 더 복잡하다. 사용자가 별도의 추가 입력을 주지 않더라도 매 상황마다 사용자의 의도에 맞게 동작해야한다. 애플 기기들은 예전부터 이어폰 별로 볼륨 설정을 기억하고, 이어폰을 연결하면 해당 이어폰을 이전에 사용하던 볼륨에 맞추었다. 또한, 아이폰이 출시될 때부터 전화를 받으려 귀에 가까이 대면 화면을 오프하여 사용자가 원치않는 입력을 방지한다. 잡스의 사후에 출시된 에어팟에서도 이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철학이 보여진다. 에어팟을 벗으면 음악 재생이 자연스럽게 멈추고, 에어팟을 착용하면 다시 음악 재생된다. 혹자는 이어폰에서 단순히 선만 없앤 것이라 하갰지만, 그 선을 없애기 위해 좌우 출력이 정확히 동기화 되도록 제어되어야 하고, 이를 구현하는데 많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일관성이 있는 사용자 경험을 위해, 잡스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통제하는 것을 고집했다. 비효율적이라 비판 받았지만, CPU, OS까지 모두 자체 설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러한 고집이 컴퓨터에서 아이팟으로, 아이팟에서 아이폰, 아이패드를 탄생시킬 수 있는 기술 기반이 되었다. 결국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기행에 가깝거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잡스의 행동들까지 찬양하기는 힘들다.


신화의 명과암

너무나 유명한 잡스의 현실 왜곡장은 때로는 본인의 잘 못을 정당화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던 잣대를 본인에게는 예외 처리하는 데 사용되됐다. 애플을 퇴사한 워즈니악이 애플의 디자인을 맡았던 컨설팅 회사와 일하는 것을 막았던 잡스는 본인이 퇴사한 후에는 넥스트 컴퓨터의 디자인을 해당 컨설팅회사에 맡겼다. 돈을 내지않고도 통화할 수 있는 장치를 설계하고, 팔려했던 잡스는 다른 회사에서 애플이 저작권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파일 포맷을 리버스 엔지리어링한 것에 대해 극대노했다. 이외에도 주변인에 대한 폭언이나, 장애인 주차 구역에 주차를 하는 행위는 누구의 행동이더라도 비판 받아 마땅하다. 잡스의 어두운 면은 닮았지만, 그 업적까지 흉내 내지 못한 경영자들 중에는 엘리자베스 홈즈와 같은 사기꾼도, 화려한 현실 왜곡장으로 거액의 투자를 받았지만 학력 위조와 여러가지 부정으로 인해 회사에서 쫓겨난 창업자도 있다. 이러한 것만 보더라도 잡스의 단점까지도 미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잡스의 유산

잡스가 떠난 이후에도 애플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혹자는 예전과 같은 혁신이 없다 한다. 그러나 에어팟은 음향 장치 시장을 재편했고, 맥 북은 뛰어난 성능으로 인해 가장 가성비 좋은 노트북이라는 평을 듣는 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비전 프로는 그동안 보았던 어설픈 AR/VR 기기들보다 한 단계 진보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성능을 선보였다. 잡스는 애플에 다시 복귀하며, 어떤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회사를 남기고 싶다 했다. 그리고 그 의지를 Think Different CF의 나래이션을 사양하면서 드러내기도 했다. 잡스의 유산은 아직도 계속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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