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계획을 실천하는 합리적 낙관 주의자

불변의 법칙변의 법칙

모건 하우젤의 "돈의 심리학"을 감명깊게 읽었다는 몇 몇 지인들이 있었다. 물론, 그 지인들의 투자가 단타 위주라거나, 특정 섹터에 집중 되어 있어, 도대체 어느 부분을 감명 깊게 읽었을까 궁금하긴 했다. 확실한 건, 모건 하우젤은 아주 새롭거나 독특한 메시지를 이야기 하지 않지만, 좋은 메시지를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전달한다. 몇 몇 메시지는 투자나, 일, 삶에서 어떠한 태도로, 어떠한 원칙이 필요할지 생각하게 한다.

스토리의 힘과 스토리의 함정

사람들은 흥미로운 스토리에 매료된다. 누군가를 설득할 때, 수치와 사실보다는 간단한 비유를 닮은 짧은 우화나 경험담으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건 하우젤이 말하듯 유발 하라리의 책이 각광 받은 것이 새로운 사실이나 어떤 법칙을 이야기 때문이 아니다.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힘은 종종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가장 어처구니 없는 투자 실수를 저지른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그때에는 (투자에 전제가 되는) 그 이야기가 너무 매력적이라 놓칠 수 없었다. 그만큼 이야기와 비유는 형편없는 확률이나 수치를 가리고, 비논리적인 근거도 그럴 듯하게 만든다. 그래서 언제나 스토리를 듣고, 근거와 수치를 점검해야 한다. 마치 흑백요리사 1라운드에서 안성제 셰프가 급식대가의 음식에 보류를 준 것 같지. 물론 수치만을 믿을 수는 없다.

수치와 데이터 기반 결정

숫자 뒤에도 사람이 있다. 현상을 객관화한 수치라도 측정 과정에서 사람의 오류가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측정 과정과 이를 표현하는 방법에 얼마든지 사람의 주관이 포함될 수 있다.숫자가 직관에 반한다면, 내 직관이 잘 못 된 건지, 내가 모르는 요인이 있는지 파고들어야 한다. 그렇게 실수를 줄이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리스크 회피와 조금 느슨한 완벽함 추구

앞의 수가 무엇이 됐든, 0을 곱하면 0이된다. 따라서 모든 걸 잃을 정도의 실패와 사고는 회피해야 한다. 사람의 숫자 감각이 매우 큰 수와 매우 작은 수에 취약하다. 이런 취약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패나 사고 뒤에 본인에게만 엄청난 불운이 왔다고 한다. 확률을 따져보면, 대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일 뿐이고, 높은 기대값에 눈이 멀어 낮은 확률을 애써 무시했을 뿐이다. 따라서 기대값이 나오기까지 모든 걸 잃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 전략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리스크를 피하는 것은 모든 것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조금 느슨한 완벽함 추구가 효율을 높인다. 본인이 모든 걸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완벽 주의자 중 진짜 일을 완벽하게 사람을 보기 힘들다. 대부분은 사소한 것을 완벽히 하려다 정작 중요한 건 놓치는 사람들이었다. 우리 모두의 시간과 자원은 유한하다. 따라서 한정된 자원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나라에서 손 꼽히는 바리스타 중 한 명인 커피 템플의 김사홍 바리스타도 본인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드립 커피는 클레버(초보자도 쉽게 내릴 수 있도록 간편화된 드립 커피 추출도구)로 내리는 것이 원칙이라 한다. 최상의 맛을 전달하는 것보다 모든 고객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균일할 맛을 전달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라 한다. 

장기적 관점과 합리적 낙관주의

근거 있는 합리적 낙관주의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갈 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베트남 전에서 포로로 잡힌 뒤 석방되었던 경험자들은 근거 없는 희망을 갖던 낙관주의자들이 가장 힘들어 했다 이야기 했다. 일도 마찬가지다. 당장 몇 달, 몇 년 내에 엄청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열정을 드러내는 신입일 수록 빨리 떨어져 나갔다. 장기 계획에 수반되는 지루함과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한다. 오히려 무덤덤 하지만, 장기 목표를 이루는 단기 목표에 집중하는 자들이 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다. '불변의 법칙'을 덮으며 장기 계획을 실천하는 합리적 낙관 주의자가 되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