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지능 깨우기
내 인생의 주인 제갈소정 "이제부터 처음으로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보려고. 누구 때문도, 무엇 때문도 아니야" 얼마 전 드라마 <남자친구>를 보다가 귀에 꽂힌 대사다. 극중에서 꼭두각시 같은 삶을 살아온 차수현을 연기한 송혜교 씨가 예쁘기도 했지만, 주체적인 인생을 살아보겠다고 외치는 한 존재가 참 아름다웠다. 그 즈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며 "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해"라는 프레디 머큐리의 대사를 시작으로 'We are the Champion' 노래가 끝날 때까지 감격이 복받쳐 올랐다. 고개를 들어보니 영화관에서 나만 눈물 흘리고 있는 건 아니더라.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 주체적인 삶이란 무엇이기에 수많은 작품의 단골 주제로 오르내릴까? 학창시절에는 위인전에 등재되거나, 마블 시리즈의 슈퍼히어로들처럼 세상을 구하는 일을 하는 것쯤으로 여겼다. 강연에서 만난 대부분의 청년들도 돈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삶에나 해당되는 것 같다고 했다. 자기 맘대로 하며 사는 것이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무한한 이기심의 발현일 뿐이다. 단순히 본능에만 충실한 인생을 보고 우리는 감명 받지 않는다. 주인 되는 삶은 내가 태어난 목적에 충실한 삶이다. ‘나는 누굴까?’, ’나는 왜 지금 이 모습으로 태어났을까?',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와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삶이다. 교육심리학에서 그 근거를 찾자면 다중지능이론의(MI)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가 처음으로 제시한 ‘9번째 지능(실존지능)’이 있다. 바로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지능이며, 우주에서 자기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능력이다. 언어 능력처럼 인류 특유의 본성이며, 우리를 다른 종들과 구분하는 하나의 영역이기도 하다. 한 때, 왜 내 인생에는 특별하고 멋진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지 실망스럽기만 한 적이 있었다.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나도 지루했고 답답했다. 사소한 기쁨은커녕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생기지 않았다. 나의 존재 목적 역시 뭔가 크고 있어보여야만 빛날 것 같은 환상 속에 있었던 것 같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실존지능에 대한 탐구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가짜 벽을 허물고 자기만의 방, 치타델레(Zitadelle)에 들어가보자. 꿈을 가지는 것도, 사회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도, 계획 수립도 다 좋다. 하지만 시작부터 무언가 큰일만을 해야 대단하다고 느끼는 부담감만 접어두자. 지금 내 자리, 사소한 내 일상에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뭘까?’, ‘나는 언제 기분이 나빠질까?’, ‘나는 몇 시간 자야 상쾌할까?’ 이런 질문들로 시작하여 ‘나는 왜 우리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을까?’라는 질문까지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것이 진짜 공부다. 모든 공부의 시작은 자기 발견으로부터 시작되며, 자기 발견이 있을 때 비로소 자기 혁신이 온다. 질문은 씨앗과 같아서 한번 마음에 품으면 언젠가는 싹이 튼다. 스스로 틔운 싹일 때만이 숨겨진 재능을 촉발시킨다. 그대의 모든 재능을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하여 마음껏 발휘하라. 올 한해를 시작하며 꼭 마음에 품어두자. 관심과 사랑으로 일상의 나를 발견해 나가다보면 언젠가는 내 인생의 주인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