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해 Dec 09. 2022

나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줘도 되지 않나?

우리는 소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더욱 속도를 내 소비하도록 부추긴다. 나만의 지조를 지키려 노력하지만 나도 모르게 소비의 열차에 탑승한다. 꼬리칸에서 저 위로 가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다.


“지금의 소비가 맞는 소비인가?”


소비를 하고 있는데 채워지지 않는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느낌. 소비로는 채워지지 않는 나라는 존재. 내가 소비하는 제품이 나를 설명하는 요즘. 내가 어떤 코트를 입고, 내가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고, 내가 어떤 아티스트를 팔로우하고 있는지가 나라는 사람을 나타낸다고 느낀다. 그래서 사람들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을 사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부단히 노력한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다. 나라는 존재가.



나는 이런 마음을 독서모임에서 나눴다. 에리히 프롬도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에리히 프롬과 독서모임 크루인 H는 문자로 구체화시켜준다. 내 안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글로 마주하니 답답한 마음이 풀렸다. 소비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H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이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렇다면 다 가진 것이 아닌가. “


소비로 채워지지 않았던 나의 마음에 H의 마음을 더하니 나라는 존재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문제는 소비가 아니었나 보다. 나라는 존재는 소비로 채워지는 것이 아닌 나를 채워야 하는 거구나.


“나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줘도 되지 않나.”

“그래! 나 오늘 참 잘했구나!”


에가미 에츠 작가님 작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