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정 강사 작가 Sep 06. 2024

귀찮은 일과 어려운 일

삶은, 어렵지는 않지만 귀찮은 일을 일상에서 수행하며 어려운 일을 직업으로서 해낼 때 가치롭게 살아진다. 기준은 그렇다.


가족을 위해 6시 30분에 일어나 밥을 안치고 어제 저녁 설거지를 하고 반찬 한 두 가지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귀찮을 뿐이다. 안 할 수는 없다. 닦아야 할 가득 쌓인 그릇을 보고 '우리 가족이 이렇게 잘 먹었구나, 감사하다'는 말이 나오기 보다 '이런 건 물로 헹궈서 바로 엎어 놓으면 될 걸, 설거지 통에 넣어서 일거리 만든 사람 누구냐'는 말이 목젖까지 차오르는 감사할 줄은 모르되, 짜증까지는 내지 않는 되다가만, 좀 더 되어 보려고 하는 부류의 인간이다. 나는.


설거지할 그릇이 가득 쌓이도록 가족이 먹고 마실 수 있었음은 평일 낮에 어려운 일을 수행한 결과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기술적으로 쉬운 일은 돈 벌이가 되지 못하고 몸이 고될 확률이 높다. 삶을 위한 교환의

도구인 '돈'은 타인에게 가치를 주고 그들의 지갑에서 가져오는 것인데 쉬운 일에 많은 돈을 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쉬운 일은 희소성과 차별성이 없고 어려운 일은 기술을 익히는데 노력이 필요하다. 


어려운 일 역시 귀찮기는 마찬가지다. 어려운 일의 수행 과정이 즐겁다면 천직이 된다. 일이 곧 삶이 되는

경우다. 이럴때 기술은 숙련된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렵지만, 마음만 먹으면 해낼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도 좋다. 일을 하는 과정을 즐길 수는 없어도 하고 났을 때 성취감이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진다.

하고 싶은 일을 잘 해서 고도의 경지에 올라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낸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사는 것처럼 살기 위해서는 정해야 한다. 나는 타인에게 일로서 어떤 가치를 줄지. 기왕이면 진입장벽인 높은

어려운 일 중에 무엇을 업(業)으로 정할지. 해당 기술을 익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애초에 진입장벽이 낮은 일을 택했다면 압도적 1인자가 되기로 마음 먹어야 한다.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 기준조차 정하지 않고 남이 정한 기준만 쳐다 보고 있으니 행복할리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구룡포 해수욕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