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방콕은 어떤 모습일까
여름방학 특강 전면 취소!!
"야호" 신나는 환호소리가 집안을 들썩이게 했다.
내년에 중학교를 올라가는 첫째 아들의 마지막 초등학교 여름방학이다.
예비 중학교 수업 준비가 필수 요소라지만 과감하게 이번 방학은 떠나기로 했다.
적어도 4-5개월 전에는 한달살이 준비를 해야 하는 게 맞지만, 아이들의 두 달로 늘어난 여름방학에 대한 늦은 인지, 9월 학기 강의가 갑자기 취소돼 강의자료 준비할 시간이 필요 없다는 점, 9월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로 바빠진다는 점, 사춘기 문턱에서 허우적 대는 아들과의 여행이 당분간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이유로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기획했다.
손에 꼽을 정도의 이유들이지만, 가장 중요했던 건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퇴사 후 주로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이 많은 업무 방식도 하는 토론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지만 일방적으로 준비 한 내용들을 강의하는 형태다 보니, 업무적인 커뮤니케이션 외에 대화에 대한 새로움을 찾기 어려웠다. 회사 다닐 때는 다양 한 동료들과의 소통이 큰 자극과 즐거움이 되었던 듯싶다!
그러다 보니 시각적 충동과 경험에 대한 새로움으로 그 결핍을 충족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다소 즉흥적인 준비가 시작되었다. 출국하기 딱 2주 전이였다.
내가 생각해도 아이 둘을 데리고 이렇게 떠나는 건 다소 충동적이 아닐까 싶었지만 이렇게 아니면 다신 못할 것 같아 급하게 알아보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삶의 중대한 결정은 빠르게 내리고 작은 결정들은 많은 검토를 통해 정해진다는 말처럼 중요한 결정의 부분이었지만 지금이 적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빠르게 결정이 가능했다.
한달살이 도시를 결정하기 위한 조건들을 나열해 보았다.
조건을 나열해보니 간결한 것 같지만 모호한 조건들이 선택하기 힘든 조건들이었다.
- 아이들이 즐길 콘텐츠의 풍성함
- 아이들 영어캠프가 가능한 곳
- 영감을 줄 수 있는 곳
- 가장 중요했던 합리적인 물가
- 안전성이 보장된 도시
필리핀 , 싱가포르, 태국 치앙마이와 방콕이 있었다.
전반적인 후보 도시 선정으로는 국제학교 영어캠프가 있는 도시가 가장 높은 선정과 아시아권으로 비행시간의 최소화를 염두에 두었다.
필리핀은 아무래도 영어권 도시다 보니 아시아지역 중 가장 먼저 알아보게 되었으나. 치안 문제와 즐길거리가 충분치 못한 것들로 고민이 좀 됐었고, 싱가포르는 여러 면에서 우수했으나, 최근 3년간 3번 이상 방문했었기 때문에 새로운 곳을 찾고 싶었다. 싱가포르의 물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치앙마이와 방콕이 가장 고민이 됐었던 도시인데,
치앙마이는 유유자적하기 좋은 분위기라 많은 분들이 한달살이로 추천했지만, 워낙 휴양지보다는 관광지를 선호하며 즐기는 여행자 타입이기에 과감하게 방콕으로 결정했다.
선정 조건들 하나하나가 마치 방콕을 염두해놓고 정한 항목들인 것처럼 모든 부문에서 매우 만족을 나타내며
선정하게 되었다.
방콕은 체험 클래스도 많고 국제학교도 많이 있어 결정은 했지만 너무 급하게 준비하는 바람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적잖이 있었다. 다소"라는 부사어는 적절치 않다 아주 많이 부족했다.
주변에서는 애들 둘을 데리고 대단하다는 말을 많이 했지만 무모하다는 말이 좀 더 적절했다.
그 무모함이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본색을 드러냈다.
대부분의 국제 학교는 9월 학기 시작으로 6월부터 7월까지 영어 서머캠프가 마무리된다. 8월에 시작하는 캠프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도 대부분 여름방학이 8월에 끝나니 대부분의 방학특강도 8월 중순이면 마무리되지 않던가, 영어 캠프가 다 끝나고 해외를 나가다니 한 달간 아이들과 해외에서 엎치락뒤치락할 생각에 순간 어질 했지만, 분명히 길이 있을 거라 믿으며 뚝심 있게 뒤져보았다.
티브이쇼에서 한 외국인 패널이 한국에는 돈이 될만한,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다 이루어지고 있어서 모두 정말 편하기도 했고 정말 놀라웠다 라는 말처럼 8월 내가 원하는 시기에 한국분이 운영하는 어학원 캠프가 있었다. 하지만 어학원 캠프의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점이 갈등되는 부분이었다. 서울에서 다니는 네이티브 선생님과 함께 하는 영어 학원과 뭐가 다를까 싶었지만,
하지만 첫 해외에서 적응을 하기엔 어색함 없이 한국 친구들과 지내며 해외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일정을 하나씩 채워나가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해외 학우들과의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던 부분은 미흡했지만 수업 후 관광 및 일일 클래스 일정 등으로 만회해보리라! 속전속결이었던 방콕 한 달 살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출국하는 날 인천공항의 하늘의 오렌지 빛은 풍성한 마치 태국 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폭죽처럼 강렬하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