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1:1)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예수님은 천지를 창조하셨고,
오늘날도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고 있다.
성자이신 예수님은 죄가 없으시기에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시고
우리의 죄를 사해주셨다. 그러기에 예수님께 감사하며
우리의 감사는 창조주 예수님, 구원자 예수님. 심판자 예수님. 왕 되신 예수님을
향해야 한다.
우리 교회에서 하는 <감사로 시작하는 365일>을
엄마와 함께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기록하기 위해 브런치에 올려본다)
아침마다 “감사하자. 파이팅!”을 외치다 보니
엄마의 컨디션도, 나의 사고방식도 점점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엄마가 건강한 정신으로 돌아오신 건 얼마 안 됐다.
생일이 언제인지, 현재 살고 있는 곳이 어딘지,
그리고
전화번호가 뭔지도 다 잊어버리셨다.
당연하다. 그동안 얼마나 사경을 헤매셨는가.
특히 글씨와 숫자를 못 읽으시는 걸 보고 너무 놀랐었다.
(이제는 조금씩 돌아오고 계시니 마음이 놓이긴 한다)
그 막막한 상황에서 놀라운 것이 있었다면
바로
엄마가 성경말씀을 기억하신다는 것이었다!!
평생 주님과 동행했기 때문일까?
성경 속 인물과 일화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걸 보고,
이것이 바로 엄마가 진짜 크리스천이구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새벽예배 때 들었던 요나의 이야기를 엄마에게 말했더니
엄마 역시 자신이 요나와 똑같다고 하셨다.
고기 뱃속의 그 답답한 상황이
엄마의 처한 상황 같다고....
이르되 내가 받는 고난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 불러 아뢰었더니 주께서 내게 대답하셨고 내가 스올의 뱃속에서 부르짖었더니 주께서 내 음성을 들으셨나이다(욘2:2)
요나 선지자는 하나님이 명령하신 “니느웨”로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했지만
반대편 “다시스”로 가다가 결국 고기 뱃속에 갇혀 버리는 신세가 된다.
그에겐 살아날 가망이 전혀 없었다.
깊고 어두운 절망의 수렁 속....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였다.
나는 감사하는 목소리로 주께 제사를 드리며 나의 서원을 주께 갚겠나이다 구원은 여호와께 속하였나이다 하니라(욘 2:9)
사지가 다 달려 있어도 옴짝달싹 할 수 없는 그 절망적인 상황.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
숨도 쉬기 어렵고,
내가 살았으나 죽은 것 같은 현실 속에서
요나처럼
엄마도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와 감사뿐이었다.
나는 궁금했다.
엄마의 하나님을 믿는 믿음에 대해서.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하나님을 어떻게 믿는다는 걸까?
또 하나님을 매일 만나야 한다는데,
진짜 만난 건지 하나님 아닌 다른 걸 만난 건 지 어떻게 분별할 수 있겠나?
엄마는 2020년 한 해 동안 6번 통독을 하셨다.
엄마 목표는 엄마 나이만큼 성경통독을 하는 것이었는데.
몇 년 전까지 한 해 5번 정도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읽으셨다.
말씀을 읽으면 믿음이 생긴다고.
또
꼭 성전에 가서 예배를 드리면
그곳에 임재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고...
말씀과 예배의 삶!
그것이 곧 믿음이라고 했다.
그래야 인생의 문제. 앞날의 계획을 하나씩 하나씩 하나님의 뜻대로 풀어나갈 수가 있다고...
난 모태신앙으로 엄마의 그 신앙생활을 보고 자라왔다.
그리고 지금의 결론은
난 엄마처럼 못해!
엄마는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엄마는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감사를 하고 있듯이
하나님께서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셨고
유튜브로 매일 병원 침상을 성전 삼아 24시간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하셨다.
환경을 뛰어넘는 감사를 하고 계신 것이었다.
엄마의 건강과 앞으로의 인생을 하나님이 책임지고 열어주실 줄 거라고 믿고 싶다.
여호와께서 그 물고기에게 말씀하시매 요나를 육지에 토하니라 (욘 2:10)
요나에게 다시 자유를 주신 것처럼
엄마에게 걷는 것, 먹는 것, 화장실 가는 것 등의 모든 자유를 허락해 주실 것을 믿고 싶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것처럼
엄마를 온전하게 창조하셨으니
하나님께 올인하는 엄마에게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살아날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을 믿고 싶다.
엄마와 아빠가 남긴 기록 노트가 굉장히 많다.
아빠는 말씀 일기를, 엄마는 예배 수첩을 남기셨다.
예배 때마다 설교자. 성경말씀. 느낀 점. 기도제목을 적으시기에
목소리만 들어도 어느 목사님인지 기억하셨고
말씀의 요약을 많이 했기 때문에 성경의 내용도 웬만한 건 다 외셨다.
이것이...
엄마의 무의식의 믿음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믿음의 첫걸음일까 싶다.
그래서 나도
한걸음 한걸음
시작해보려고 한다.
내 앞에 어떤 일어날 지 모르지만.
믿음의 가문을 잇기 위해서
발걸음을 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