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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Dec 02. 2021

002 엄마의 여사님 전도하기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 8:34)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열방교회에서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는 데이비드 케이프 목사님의 이야기다. 그는 어느 날 사역을 중단하고 길거리로 나가서 사람들의 발을 씻어주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동안 일궈놓은 목회 사역을 내려놓기 쉽지 않아 14개월을 주저했다.      


“하나님, 사람들이 선뜻 제게 자신의 발을 닦게 해 줄까요? 완전 바보 같은 짓입니다.”     

하나님은 그가 바보가 되길 원하셨다. 결국 밖으로 나가 발을 씻기기 시작했고, 놀라운 일이 시작됐다. 정치가, 군 장성, 조폭, 알코올 중독자, 동성애자, 한센병자 등이 예수 믿고 주님을 영접하기 시작한 것이다. 발을 씻기는 현장에서 일어난 회복의 역사였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자신을 부인할 때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내래 어머니 따라 교회 가겠소!”

“진짜... 지?”

“어머니 소원이란대, 내래 따라가면 되는 거 아이오?”

“영접기도받아야 돼”

“하믄 하지 머”     


그렇게 해서, 

오늘 우리 교회의 대교구장 성 목사님께서 

전화로 여사님께 영접기도를 인도해주셨고, 여사님은 받아들이셨다. 


엄마는 어떻게 그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복음을 전했을까?

내 생각엔... 

여사님을 달달 볶았을 듯 싶다.

       

“천국에 먼저 가서 기다릴 테니까 여사님도 천국에 와야 해. 

우리 교회 원로목사님도, 정원이 아빠도 천국에서 날 기다리고 있거든....”    

 

누가 들어도 참 슬픈 얘긴데,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다.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 믿으면 죽어서 천국 가는 것이고, 지금의 고통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나 깨나 예수님 믿고 구원받자고,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씀했을 것이다. 

안 봐도 비디오다.

웬만한 분들은 절대 하지 않을 영접기도를 받아들인 여사님께 참 고맙게 생각하고. 

그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맺으려면 정말 큰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오늘의 말씀처럼 정말 바보가 돼야 한다.

그래서 난 그 전도라는 게 참 어렵다. 

따라서 난 못한다.

삶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게 내 핑계 아닌 핑계인데...

솔직히 욕먹기 싫어서 안 하는 것이다     

요즘 개독교라고 사람들이 흉을 보는데 

언행불일치에 이기적인 행동 때문일 거다.

예수님을 닮아야 한다지만 

자기에게 피해를 입히면 절대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하는 좁은 마음!

또 선민사상처럼 자신은 남과 다르다는 높아지려는 태도...

성경에서는 모두 경계하는 것이지만. 요즘 크리스천들이 그러고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내가 교회 다닌다고 대놓고 말도 못 하는데....

그런 면에서 난 엄마를 존경한다               



엄마는 달랐다.      

아파트의 옆집 윗집 아랫집,

예전 주택에선 뒷집 앞집 건너집.

새벽예배 가면서 전도지를 우편함에 꽂아 놓기도 했고

콩나물, 두부, 계란 등등 교회 한번 같이 가지며 매주 주시곤 했다.

동네 화장품 가게 사장한테 전도하려고 필요도 없는 화장품을 사 가지고 오기도 했고,

쌀가게 가서 여러 잡곡들을 사면서 전도도 하셨다. 

한 번은 가게 주인이 떠 밀쳐서 도로에 나뒹군 적도 있으셨다. 

그때 엄마는 허허 웃으면서     


“나한테 빚졌으니까 교회 한번 가는 걸로 합시다”     


그렇게 해서 엄마는 한 명씩 교회로 사람들을 데리고 오셨다. 

(물론 다 열매가 되진 못했지만....)

그런 엄마가 병원에서 다를 리 없었다. 

지난달부터 정신이 또렷해지고, 말씀도 제법 알아들을 수 있게 하시니... 

    

제일 먼저 하신 일은 전도! 

 

 


여사님은 전도를 했으니....

다음 목표는 물리치료사 오선생이다.      

편마비 때문에 한쪽으로 돌아간 엄마의 목을 치료를 해주는 오선생은 

아주 고집 센 독불장군인 듯싶다.  

엄마는 기분 좋을 때는 오선생님이라고 했고

싸웠을 때는 오 씨라고 부르셨다.

  

“열심히 매일 교회 다니면, 일은 누가 합니까? 대한민국을 누가 먹여 살려요?”     


엄마가 할 말이 없었다고 한다.       

그 청년의 말도 맞는 말이니까.... 


“그럼, 유튜브로 예배드리라고 하지 그랬어?”

“그래야겠다.”

“엄마, 싫다는데 계속 교회 가자고 해야겠어?”

“난 바보잖아. 예수 믿는 바보”     


인정!

엄마는 전도 열심히 하는 바보다. 

오른손 하나만 움직이면서도, 자나 깨나 예수님 생각하는 바보.  

나는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얘기해줬다.    


“고맙다!”     


영상통화 너머로 엄마의 눈에 눈물이 핑 도는 걸 보았다. 

얼른 전화를 끊고, 나도 눈물을 닦았다. 

항상 강인한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별명이 호랑이 선생님이었는데...

그런 엄마가 인생의 마지막 남은 힘을 전도에 쏟고 있는 것을 보고  

응원해드리고 싶었다. 

아마 지금쯤 ..  오선생 말고도 그 누군가에게 또 복음을 전하고 있을 엄마에게 

화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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