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프로그램의 설정이나 인물을 따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핀 오프’. 최근 방송가에는 스핀오프 열풍이 불고 있다. 단순 프로그램의 외전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스핀 오프를 통해 또 다른 소재를 보여주기도 하고, 익숙하지만 아주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경계 없이 뻗어 가는 스핀오프. MBC 예능은 이를 어떻게 활용해왔을까?
등장인물은 같지만 소재와 장치를 확장한, 바꿔줘! 홈즈
여러 이유로 집을 직접 구하기 힘든 사람을 대신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준 <구해줘! 홈즈>의 스핀오프 기획인 <바꿔줘! 홈즈>는 ‘인테리어’를 콘셉트로 진행했다.
<바꿔줘! 홈즈>는 팀을 나눈 도전자들이 전문가가 제안하는 셀프 인테리어 팁과 보내준 홈 키트로 12시간 이내에 공간을 비우고 평가를 받는 것이 주 내용이다. MC들과 전문가들은 도전자의 대결을 스튜디오에서 이원 연결로 지켜보며 언택트 코팅을 진행한다.
기존 <구해줘! 홈즈>와 동일한 인물로 진행되고, “주거 공간”이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점은 동일했다. 하지만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추어 언택트로 코칭 대결을 벌인다는 콘셉트는 분명 <구해줘! 홈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핀오프 요소였다.
<바꿔줘! 홈즈>의 기획은 코로나 19로 외출이 힘들어지자 집 꾸미기에 관심을 쏟는 ‘집꾸족’이 늘어난 까닭에 기획은 물론 시기도 적절했다. <구해줘! 홈즈> 와는 달리 언택트 코칭 대결 포맷을 사용한 덕에 ‘일반인도 가능한 인테리어’라는 접근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TV 편성을 본편으로 두고 OTT를 통해 선보였던 여. 은. 파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여. 은. 파는 <나 혼자 산다>에서 좋은 케미를 보여줬던 여성 출연자 3인으로 진행됐던 콘텐츠다.
여은파’는 <나 혼자 산다>의 출연진인 박나래와 한혜진, 화사 등이 각각 조지나와 사만다, 마리아라는 ‘부캐’로 참여해 다양한 도전을 펼치고 일상을 보여줬다. 이들은 함께 모여 홈파티를 하기도 하고, 여가를 즐기기도 하고, 체중 감량에 도전하기도 했다.
<여. 은. 파>는 기존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던 출연진이 등장한다는 점과 나 혼자 산다에서 이슈가 되었던 그들의 ‘홈파티’ 콘셉트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은 같았다. 하지만 ‘혼자 사는 일상’을 보여주었던 나 혼자 산다와는 달리, 세 출연자가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모여 진행되는 케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었다.
특히 ‘나 혼자 산다’ 본방송 직후 방영됐던 여은파 ‘순한 맛’과 더불어 ,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자유롭게 수위를 넘나드는 ‘매운맛’ 버전의 두 가지 버전으로 등장했다는 점은 새로운 스핀오프 포맷이었다.
# MBC, 더 많은 스핀오프를 보여줘!
갖가지 플랫폼이 시간과 형식의 구애 없이 스마트폰 속에서 자유롭게 재생되는 시대, OTT와의 경쟁과 마주한 방송사는 이제 새로운 형식들을 고민해야 할 때다.
스핀오프는 인기 프로그램의 연장선인 격이니 시청자는 더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어서 좋고, 방송사는 상대적 적은 비용으로 흥행을 확보하여 좋다. 특히 유튜브 등에서 업로드된다는 점은 간접광고에서 기존 편성보다 자유로울 수 있기에 방송사 측에서 큰 매력이 된다. 더욱이 숏폼 콘텐츠가 점점 성장하고 있는 요즘, 스핀오프는 보다 쉽게 유통되며 대중성을 잡을 수 있는 열쇠가 되어줄 수 있다.
또한 스핀오프는 흥행 콘텐츠를 소재로 진행하기 때문에 유명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방송사가 돋보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다. 따라 방송사가 낯선 플랫폼 환경으로 안전하게 확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MBC는 여러 흥행 예능을 보유하고 있다. 가령 <놀면 뭐하니?>의 경우 여러 ‘부캐’가 등장하기에 본편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부캐’의 모습들을 스핀오프를 활용해서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전지적 참견 시점>의 경우 ‘매니저’의 시점에서 본 연예인의 모습이 아닌 ‘연예인의 시점에서 본 ‘매니저’의 모습 등을 보여주는 등의 방법으로 스핀오프 예능이 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익숙한 캐릭터에 새로움을 더한 스핀오프 예능. <놀면 뭐하니?>, <전지적 참견 시점> 등 인기 MBC 프로그램에서도 보다 자유로운 형식의 재미있는 ‘스핀오프’가 등장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