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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로예 May 04. 2020

생각이 잘 나는 환경과 상황 설정하기

주인의식을 갖고 글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나는 벌써 20년도의 1학기가 막바지에 접어드는 것을 감지한다. 아직 5월 초반이긴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미래 저 너머로 뛰어갈 것을 안다. 그래서인지 비대면 강의에서 끊임없는 부여하는 과제 폭탄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으면서도, 끝내 완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결국 모든 할 일을 해 나간다. 그런데 어느 날은 과제를 감당하기가 버거울 때가 있다. 특히 ‘글쓰기’다. 사실 나의 경우는 글쓰기라면 놀이와 같다고 생각하여 쓰는 행위 자체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다. 그러나 ‘소재 선택’ 그리고 ‘소재 고갈’에서는 굉장히 민감하다. 일단 내가 무엇을 써야 하는지, 왜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면 글쓰기의 경로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매번 과제 레포트를 제출하면서 글쓰기에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점은 “생각을 대하는 자세”이다. 첫째로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즉 절박함을 가지고 내가 찾고자 하는 목적지를 기록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글을 쓸 때도 올바른 방향을 찾아 행진한다. 둘째로는 내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과제를 부여한 사람은 교수님이다. 그런데 과제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다. 과제를 제출하면 반드시 나의 이름 석자를 걸고 제출해야 하는데, 어떻게 주인의식이 안 생길 수 있을까? 주인의식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한다. 셋째로는 내 안에 답이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물론 지식을 다루는 글에는 충분한 양의 사전 조사와 참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종합하여 정리하자면, 주인의식을 갖고-분명한 목표를 설정하여-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 경로가 있다. 바로 내가 애정하는 책 ‘강원국의 글쓰기’ 덕분이다. 어머니의 추천을 통해 오래 전부터 가지고 다니며 종종 읽고 다닌 책이다. 오늘 오후에는 한의원에 갈 겸 지하철을 타고 가다 다시 이 책을 집어 들어 재미있게 읽었다. 흥미로운 마음 가짐으로 책의 목차를 훑다가 ‘생각이 잘 나는 상황과 환경’이란 주제가 있어 펼쳐 보았다. 무려 15가지의 비법을 소개했다.  

    

<생각이 잘 나는 상황과 환경 For 글쓰기>

1. 산책할 때다. 걷다가 문득 서서 메모한다. 서 있기만 해도 앉아 있을 때보다는 생각이 잘 난다. 칸트가 늘 산책한 이유, 헤밍웨이가 서서 글을 쓴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2. 누군가와 얘기할 때다. 아이디어, 해법이 필요하면 누군가와 만나 대화한다. 관계가 생각을 만들어내고, 관계가 풍부하고 좋을수록 더 생각하는 뇌가 된다는 사실을 믿는다.
3. 생각이 필요하면 사물, 사람, 사건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공원에 가서 사람을 보고 포장마차에서 옆자리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좋은 생각이 날 때가 많다.
4. 내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 물어본다. 내게 하는 질문은 성찰이자 자문자답이고, 남에게 하는 질문은 취재이자 조사 활동이다. 물어보면 나의 뇌는 생각하기 시작한다.
5. 하나의 생각에 사흘 이상 몰두하면서 답을 찾는다. 그러면 꿈에서도 나온다. 몰입이 생각을 길어 올린다. 간절할수록 더 잘 생각난다.
6. 낙서한다. 긁는 느낌, 서걱이는 소리를 들으며 내 생각을 시각화해본다.
7. 낮잠 잔다. 잠들기 전 뒤척거릴 때와 잠 깨기 직전에 생각이 잘 난다.
8. 검색한다. 포털 사이트에서 칼럼을 찾아 읽거나 온라인 서점에 가서 책의 목차를 본다. 혹은 내가 쓰고자 하는 주제어의 연관 검색어를 보거나 관련 이미지를 찾아본다. 사진이나 그림을 보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9. 메모해뒀던 글을 찾아본다. 이를 위해 늘 메모한다.
10. 다른 사람의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찾아가 읽어본다.
11. 들떠 있을 때보다는 약간 우울할 때 생각이 잘 난다.
12. 시를 읽는다. 관련 없는 것이 연결돼 기발한 생각이 나온다. 시야말로 관련 없는 것을 연결 짓는 은유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13. 기차나 버스를 탈 때나 낯선 곳에 가면 생각이 잘 난다.
14. TV나 라디오에서 강연이나 토론을 보거나 들을 때다. 강의를 들으면서 '저 주제에 관해 나라면 뭐라고 얘기할까' 생각한다.
15. 술 마실 때다. 대형 마트에서 작은 와인 한 병을 사서 한 모금 두 모금 마시면 천하무적이다.     

지금 당장 레포트와 과제에 압도된 당신, 이 15가지 방법 중에 단 두 개라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15가지의 목록을 살펴보면, 결국 모두 우리 생활과 상당히 밀접한 환경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익숙한 환경을 ‘낯선 눈’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 key point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이 안 난다고 누워만 있지 말자!(사진 제공.4살의 레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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