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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로예 May 05. 2020

두뇌를 자극하는 글쓰기 방법

우리 몸의 주인은 1.4kg의 단백질 덩어리일뿐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심장에서 찾을 수 있는가? 아니다. 뇌에 마음이 있다.


 인간은 결국 1.4kg의 단백질 덩어리인 뇌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 우리는 흔히 '이성' 또는 '감성'을 발휘하여 원하는 목표나 주어진 일을 '열심히' '내 뜻대로' 처리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것은 허상일 뿐이다. 우리는 단지 '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다. 오직 뇌가 지시한 대로 살아갈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인인 뇌를 움직이는 방법이 있을까?



 우선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뇌가 반응하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바로 '오감'의 존재를 인지하는 것이다. 뇌는 오감을 통해 외부와 교신한다.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통해서만 뇌는 살아 숨쉰다. 이 감각들에 대한 지각이 풍부하고 풍요로울수록 뇌는 더 강렬한 자극을 느낀다. 그리고 우리는 반응한다. 이 원리에 따르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의도적으로 감각 경험을 유도하여 원하는 행동과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출처 : University of Queensland


러시아의 소설가 겸 극작가인 안톤 체호프는 말한다. "달이 빛난다고 하지 말고 깨진 유리 조각에 반짝이는 한 줄기 빛을 보여줘라.“ 단순히 ‘예쁘다’고만 하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코가 어떻게 생겼고, 눈이 어떻게 생겼고, 입이 어떻게 생겼다고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면 독자는 머릿속으로 떠올린다. 그러고 나서 ‘아, 정말 예쁘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강원국의 글쓰기 p.222 中에서-

 강원국의 글쓰기의 제 4장 「실제로 글은 어떻게 쓰는가」에서는 ‘하루키가 자동차 모델명까지 쓰는 까닭’이란 소제목으로 오감을 활용한 글쓰기의 효과를 설명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거대 담론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보다는 주변 이야기에 움직인다고. 지금 바로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사건(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을 하나 떠올려보라. 이는 아마 당신이 보았던(시각) 결정적 장면에 대한 이미지, 당신이 들었던(청각) 결정적 한 마디에 대한 소리, 당신이 만져보았던(촉각) 잊을 수 없는 느낌, 당신이 맛보고(미각) 냄새 맡았던(후각) 오감으로 고스란히 나타날 것이다.       


이론 말고 실제, 의도 말고 실행, 원칙 말고 실천 내용을 써야 하는 이유다. 거창한 것이나 관념적인 것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것,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을 쓰자. 교육 문제에 관한 글을 쓰려면 ‘내 아이들’을 떠올리고 거기서 답을 찾아보자. 이런 내용이 모호하지 않고 손에 잡힌다. -강원국의 글쓰기 p.223 中에서-

 우리 뇌는 반드시 ‘구체적’인 것에 반응한다. 즉 추상적이고 모호한 것에는 별다른 아웃풋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보다는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무언가에 응답한다.  그렇다면 이 두뇌 반응의 원리를 글쓰기에 적용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오감을 활용한 글쓰기는 독자로 하여금 특정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게 한다. 이는 읽고 있는 글의 내용에 완전한 ‘몰입’을 가능케 한다. 중학교 때 배웠던 시 중에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 바로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이다.  


어두운 방 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러히 잦아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생,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김종길 '성탄제' 중에서-

빠알간 숯불, 붉은 산수유 열매,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부비는 모습이 절로 그려지지 않는가.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다섯 가지 감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몸과 뇌는 하나다. 뇌가 반응해야 마음이 일어난다. 마음이 일어나는 글을 쓰고 싶다면 오감을 활용해 삶의 구체성을 여과없이 드러내 보자. 그러면 우리의 마음보다 먼저 뇌가 가장 먼저 기쁘게 반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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