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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범 Aug 11. 2017

흉터

흉터

흉터/ 조성범


소나기가

여름내 들지 않다

겨우 든 가을 햇빛을

땅바닥에 부서져라

내동댕이치고

지나간 오후


모두 사라진 골목 늙은 개는

만삭의 배를 내밀고 광합성을 하고

세차게 곤두박질쳤던 빗방울에

숨겨둔 허물 드러난 담을

바람이 넘어가고


내장 속 깊이 배어든

빗물 내 지겨워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 아래 기어가고 있는 지랭이

지랭이를 연방 매만지다가

반지 같은 것 하나

뚝 하고 집어든다

뇌정으로 남은

내 왼 가슴 언저리 흉터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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