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언어
봄날의 언어/ 조성범
흰 꽃잎 흐드러진 나뭇가지 아래
작은 손, 엄마의 손을 붙잡는다
아이의 웃음소리는 잔잔한 바람과 함께 흔들린다
평면 같은 거리의 윤곽이 빛과 그림자로 나누어져 입체가 되고
정적 속에 박제된 꽃들이 순간을 품고 피어난다
작은 발자국마다 눈부신 시간은 찰나의 흔적으로 남고
그 속에서 아이의 웃음이 쓴 소소한 일상의 언어를 읽는다
“엄마, 이거 봐!”
꽃잎을 가리키는 작은 손끝이 언어가 되고
그 손끝에 담긴 꽃잎이 한 세계가 된다
아이의 웃음소리는 엄마 손끝 따스함을 따라 퍼지고
순수한 언어로 그려낸
봄날의 순간은
가벼운 듯, 깊다
나뭇가지 끝에서 시작된 작은 떨림
그 속에서 나는 봄날의 이야기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