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빨래/조성범

by 조성범

빨래/조성범


바람 살랑거리고

햇살이 좋은 날엔

맨발로 달려나가

물 맑은 개울가에 벌거벗고 앉아

살아오는 내내 눅눅해진 가슴 속 뒤집어

서러움도 끄집어내고

무릎뼈 사이 헤집어 절망도,

겨드랑이 깊숙이 숨겨둔 부끄러움도

남김없이 끄집어내어

두 손 두 발로 힘껏 빨아

시리게 푸른 개울물로 깨끗하게 헹구어 내

볕 좋은 너럭바위에 널어두고

알몸으로 누워

천 년 금강송처럼 솟구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