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

존 버닝행 글그림/이상희 옮김. 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

by Glenn

셜리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성의 말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같이 놀러 온 것으로 보이는 어딘가에서 두 남녀는 의자를 편다. 3페이지부터 이후의 모든 홀수 페이지에서 셜리로 보이는 여성은 다른 시공간에서 움직인다. 의자에 앉은 무심한 표정의 두 남녀와 셜리의 공상이 양면으로 펼쳐진다. 셜리는 강아지와 보트를 타고 (당연히) 홀로 노를 저으며 한없이 나아간다. 바다 어느 곳으로. 의자에 앉은 부부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셜리에게 계속 말을 건다. 셜리는 해적에 잡혀 죽음의 위기에 처한 상황. 부부는 셜리에게 계속 말을 걸고 같은 시간 셜리는 강아지와 함께 해적과 사투 중이다. 해적 깃발을 낚아챈 셜리는 바다로 뛰어들고 강아지는 망원경을 물고 같이 다이빙한다. 부부는 대답 없는 셜리에게 계속 말을 걸고 셜리는 해적 깃발을 타고 온 보트에 걸고 강아지와 항해 중이다. 대머리 남자는 셜리의 아빠였고 셜리는 보물섬에 삽질을 하며 상자를 캐내는 중이다. 부부는 셜리에게 귀가 시간이 가까워졌음을 알리고 셜리는 금은보화 속에서 미소 짓는다. 밤이 오고 셜리와 강아지를 태운 보트는 돌아오고 세 가족은 가져온 짐을 들고 돌아선다. 이렇게 글로 옮기면 이게 무슨 소린가 싶을 수 있다. 그림과 같이 본다면 이해는 어렵지 않다. 현실의 부부와 비현실의 셜리는 하루의 휴가지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다만 남자가 신문을 보는 동안 셜리는 해적선의 지도를 털어 보물을 차지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도로시가 여덟 살이 되는 동안 수천 권의 동화책을 함께 읽었고 천재로 여긴 작가 중에 존 버닝햄이 있다. <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는 그가 쓰고 그린 책 중에 하나다.



*이 글을 시작으로 동화 리뷰를 연재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