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너에 대하여

2022년 12월 15일

by 백승권

올해는 처음 겪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반복해서 겪은 어려운 일들이 있었다. 이런 일들을 겪는 동안 아내에 대해 여러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강화된 재확인에 가까울 것이다. 나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하고 지적이고 시야가 넓고 깊으며 인간적으로도 그 따스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기준이 나라는 전제가 빈약하단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앞서 이야기한 부분을 당사자는 스스로 감지하지 못하지만 주변인 중 가장 오랜 시간 보고 겪고 같이 사건사고를 헤쳐나가며 무수히 깨달았다. 영원한 찬사를 받아도 모자랄 만큼 아내가 나와 도로시를 비롯한 다수의 생에 끼친 영향은 아름답다고. 아름다움은 여기서 개인의 이성과 이상이 허용할 수 있는 최상급 표현이다. 가장 다행인 것은 여전히 곁에 있다는 점이다. 살아있다는 점이다. 누구의 무엇이나 역할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온전히 환경의 저항과 변수를 이겨내며 존재 자체로 무한의 안도를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과 외부의 자극에 대한 나의 방어력은 연약하기 그지없는데 아내는 늘 담대하고 기꺼이 감내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난 힘들면 앉고 숨차면 멈추고 그러는데 아내는 달랐다. 아내에겐 자신의 이런 태도를 삶을 대하는 당연한 의무처럼 이야기하곤 했다. 한때 강력하게 길들여진 태도로 의심하기도 했지만 수십 년 동안 아내는 바뀌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견지하고 변수를 만나면 긍정적으로 확장시키고 고민을 통해 더 나은 결과로 이끌었다. 나와 우리의 세계관의 거대하고도 뜨거운 중심이 되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 있지. 아내는 내 탄성과 감탄, 추종과 찬양 속에서 참나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코웃음을 치곤 했다. 내 연약함을 가끔 비웃으며. 이럴 때마다 서로의 다른 조상이 궁금하곤 했다. 후천적 노력이 문제가 아닐 거라고 자문했다. 그러며 아직 만나지 못한 먼 조상을 조금 원망했다. 하지만 이렇게 아내를 만나서 같이 사니까. 누가 그린 운명의 지도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만났고 도로시도 만나서 우리의 삶을 살고 있다. 여전히 놀랍기만 한 아내의 초능력과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 속에서. 아내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쓰면 아무 말하지 않는다. 원래 강한 자들은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