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일이 다 생긴다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긴다. 대다수에게 처음 겪는 일, 시행착오가 생기면 나비효과처럼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에게 물적 심적 도움을 얻는다. 그렇게 해결되는 일은 그렇게 해결해야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변함없는 일들을 이제야 알아차리게 되었을 때, 그게 단숨에 받아들이기 힘든 난해한 주제일 때 과정과 관계의 지축이 흔들리게 되는 것을 경험한다.
당황하고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점을 찾지만, 시작점이 당사자 둘이 아닐 때 실로 손쓸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대화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걸 이 시점에서 많이 깨닫는다. 사회생활 말고도 힘든 퀘스트가 가장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도. 가족이 엮였을 때, 그것은 더욱 속앓이의 진앙지가 된다. 야박한 말이지만 가족(또는 가까운 친인척)은 짐이 된다. 목적지를 향한 경로에서 장애가 되고, 더구나 가족이라는 이유로 돌아가기도 어렵다. 많은 경우, 해소되지 않는다. 홍역을 겪거나, 암묵적으로 인정하며 받아들여질 뿐이다. 말이 많아지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이런 주제는 민감하여 쉽게 공유되지도 못한다.
결혼 중 겪는 다양한 난이도의 고난은, 일부 예민한 사람들에게, 이런 걸 부담해서까지 결혼이란 것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지 자문하는 기회가 된다. 많은 이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많은 이들에게 속내를 감추고,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가장하고, 많은 이들에게 듣기 싫은 조언까지 듣고, 많은 이들에게 정보공유의 강요까지 들어야 하는 일은 결코, 평범한 개인으로서의 일상을 살아가던 두 남녀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일부는 저울질을 한다. 이렇게까지 결혼을 할 정도로 지금 나의 삶에 결혼이 시급한지, 이 사람이 내 삶에 들어와야 하는지. 다 떠나서 내가 정말 원하는 선택이었는지.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지, 문제를 겪으면 겪을수록 마취에서 깨어나며, 스스로에게 수만 개의 질문을 던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해야만 하는 것, 은 이제 구시대의 답변처럼 여겨진다. 개인의 삶에 결혼은 선택의 문제이지 필수사항은 아니다. 다만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문제들에 봉착했을 때 분명해지는 건, 자기자신의 내면과 본격적으로 마주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이유로 문제를 회피하거나, 타인의 탓으로 돌리거나, 변명의 여지를 만들겠지만 결국 선택의 지팡이는 당사자들의 손에 들려있다. 그걸 어떻게 휘둘러 어떤 종착지로 이동하는 것도 결국 가혹할지언정 당사자들의 시작점이자 꼭지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어렵다. 만인의 눈을 가릴 순 있어도 자기자신을 속일 수는 없으니까. 누구도 자신의 삶에서 도망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