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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영 배우 팬계정에 대하여

by 백승권

몇 해 전 학교폭력 복수극을 소재로

넷플릭스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더 글로리의 가해자 역할로 나온

차주영이라는 배우의

팬 계정(인스타그램)에 요즘 빠져 있다.

https://www.instagram.com/ahopmal/reels/


바라만 봐도 좋은 팬의 심정이 너무 잘 느껴지고

그걸 받아주는 셀럽의 팬서비스가 너무 재미있다.


어렸을 적에는 저런 팬 활동이

자신의 일상을 너무 많이 뒤로 미룬

하나의 광신도처럼 여긴 적도 있었는데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으니까)


인생에 한 번쯤 누군가를 (허용하는 선에서)

저렇게 쫓아다니며 좋아하는 마음이 뭔지

아무리 춥고 더워도 하염없이 기다리며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마음이 뭔지

그러다 셀럽이 다가와서 말 걸어주고 대화하면

좋아 죽고 기절할 것 같은 마음이 뭔지 알 거 같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이는

얼마나 대단한가


마치 좋아하는 대상이 내게

물리적으로 가시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내가 상상만으로 모든 감정을 느끼는 것 같지만 실은

좋아하는 대상이 내게 물리적으로 가시적으로

모든 것을 해준 것처럼 여겨질만큼

(이게 실제 그렇다고 확신을 가질만큼)

폭발적인 감정 과잉 상태가 되는 건

경험해봤다면 심플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일상의 태도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모조리 바뀔 수도 있으니까.

새로운 태도와 관점은 곧 주체 자체가

이후 인생의 여정이 완전히

새로워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소리가

너무나 당연하고 만인이 성토하는 이런 시대에


스스로 바꾸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바뀌는 삶도 있다.


개인적인 글에서

인스타그램 계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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